세관 없어서…델타 승객 300명 활주로서 밤샘

애틀랜타행 여객기, 악천후로  앨라배마 몽고메리 착륙

멕시코에서 출발해 애틀랜타로 향하던 델타항공 여객기 2대가 악천후로 인해 세관이 없는 지역공항에 착륙하면서, 약 300명의 승객들이 활주로에서 밤을 지새우는 일이 발생했다.

델타항공은 지난 10일 밤, 멕시코시티와 카보산루카스를 출발한 여객기 2대가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중 동남부 지역의 뇌우로 인해 착륙하지 못하고 앨라배마주의 몽고메리 지역공항으로 우회 착륙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항은 국제선 승객을 처리할 수 있는 세관시설이 없어, 입국 절차를 밟지 못한 승객들은 비행기 안에 그대로 갇히는 상황이 벌어졌다.

비행기 안에서 15시간 가까이 갇혀 있었던 승객 알렉스 알바레즈는 지역 방송국 11 얼라이브에 “3시간30분 짜리 비행이 결국 거의 20시간으로 늘어났다”며 “악천후는 이해할 수 있지만, 상황이 계속 악화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문제는 승무원들이 규정된 근무시간을 초과해 업무를 더 이상 이어갈 수 없게 되면서 더 커졌다. 승객들은 다음 날 오전 5시가 넘어서야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었고 몽고메리 공항 게이트에서 계속 대기해야 했다. 이들은 공식 입국 심사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공항을 벗어날 수 없었다.

델타항공은 사건 당일 밤 기내에서 수 시간 대기 중인 승객들에게 칩과 샌드위치 등 간단한 식사를 제공했고, 이후 모든 탑승객들에게 전액 환불을 약속했다. 항공사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상황은 우리가 고객을 대하고자 하는 방식에 미치지 못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델타는 이후 모든 승객에게 개별 연락을 통해 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유사 사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국제선을 운항하면서 세관이 없는 공항으로 우회한 것은 치명적인 준비 부족”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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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기자
공항 게이트에서 대기중인 델타 승객들/11 Alive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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