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스크린 75% “광고보다 효과 떨어져”

미국 판매 제품 2200개 조사…발암물질 검출 사례도

미국에서 판매되는 선스크린 제품 가운데 약 75%가 실제 자외선 차단 효과가 광고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부 제품에서는 발암 우려 물질이 검출되기도 해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

비영리 환경단체 환경작업그룹(EWG)은 올해 SPF(자외선 차단 지수) 제품 2204개를 조사한 결과, 단 498개 제품만이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제품 성분, UVA·UVB 차단력, 햇빛 노출 시 안정성 등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51개 제품에 대한 구체적 실험에서는 SPF 수치보다 평균 절반 수준만 자외선을 차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럽연합(EU)의 더 엄격한 UVA 보호 기준을 만족한 제품은 18개에 불과했다.

EWG는 UVA 차단이 피부 노화, 면역 억제, 피부암 예방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UVB 차단은 일반적인 ‘햇볕에 타는 것’을 막는 데 효과가 있지만, UVA는 더 깊이 침투해 피부 손상과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EWG는 긍정적인 변화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징크옥사이드(zinc oxide)와 티타늄디옥사이드(titanium dioxide) 등 무기 성분을 사용하는 제품이 43%로 늘어났으며, 이는 2007년(17%)에 비해 큰 증가다.

반면 호르몬 교란과 생식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옥시벤존(oxybenzone) 성분은 2016년 70%에서 올해 9%로 급감했다.

EWG는 성분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UVA·UVB 균형 보호가 가능한 제품, 특히 EWG 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을 권장했다. 또한 분사형 선스크린은 흡입 위험과 벤젠 오염 가능성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미국소비자연맹(Consumer Reports)도 최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제품으로 다음 3개 제품을 꼽았다:

▷ Coppertone Water Babies Lotion SPF 50

▷ Everyday Humans Oh My Bod! Lotion SPF 50

▷ La Roche-Posay Anthelios Melt-In Lotion SPF 60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꾸준한 사용과 자주 덧바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모자, 긴 옷,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 그리고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의 강한 햇볕 노출 피하기 등 일상 속 자외선 예방 습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제품에서는 벤젠 등 발암 우려 물질이 검출되어 리콜된 사례도 있어, 선스크린 선택 시 성분표 확인과 최신 정보 확인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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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기자
코퍼스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