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90여곳 산불 ‘활활’…콜로라도 주민 사망

로키산 인근 마을 불타…캘리포니아 북부 산불은 역대 5위 규모 확산

뜨겁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미국 서부 내륙 곳곳에서 산불이 동시다발로 일어나 지속되면서 피해를 키우고 있다.

31일 미국합동화재센터(NIFC)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 전역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산불은 총 95건에 달하며, 이들 화재는 서울 면적(605㎢)의 약 15배 크기인 총 8823㎢를 태웠다.

산불이 발생한 지역은 플로리다주를 제외하고 대부분 미 서부 내륙에 속한다.

콜로라도주 덴버 인근에서도 전날 각기 다른 3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이중 한 곳에서는 인명피해를 냈다.

AP와 CNN 등에 따르면 로키마운틴 국립공원의 동쪽 기슭이자 볼더 카운티의 북쪽인 리옹 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택 5채를 태웠으며, 피해 주택 중 한 채에서 사망자 1명의 유해가 발견됐다.

‘스톤 캐니언 파이어’로 명명된 이 산불은 현재 소방관 150명이 달려들어 진압하고 있지만, 진압률 0%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또 덴버 서쪽의 소도시 코니퍼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로 575가구에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덴버 북쪽 지역에서 발생한 ‘알렉산더 마운틴 파이어’로 이 일대 야산 28㎢가 소실됐다.

이날 덴버 지역의 기온은 섭씨 38도까지 치솟아 이들 3곳의 불길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캘리포니아 북부의 뷰트 카운티에서 발생한 화재도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 시작된 이 산불은 이날 오후 4시 10분 기준으로 39만1200에이커(약 1583㎢)를 태워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5번째로 큰 피해 규모를 기록했다.

이 산불의 피해 면적은 로스앤젤레스(LA)시(약 1천299㎢)보다 커졌으며, 서울 면적과 비교하면 2.6배 수준이 됐다. 이 화재로 파손된 건조물의 수도 360여채로 늘었다.

현재 5천800여명의 인력과 500여대의 소방차, 소방헬기 40대가 동원돼 불길과 싸우고 있지만, 진압률은 18%에 그치고 있다.

이 산불은 40대 남성이 불에 타는 자동차를 18m 높이의 협곡에 밀어 넣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지 검찰은 이 용의자를 체포해 조사 중이며, 조만간 기소할 예정이다.

NIFC는 서부의 단기 기상 조건에 대해 “습도가 5∼15%인 극도로 건조한 공기가 남부 캘리포니아와 남부 그레이트 베이슨 분지, 콜로라도 상공에 지속되고 기온은 평년보다 3∼8도(섭씨 기준) 높을 것”이라며 화재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Boulder Office of Disaster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