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웨스트항공, 무료 수하물 정책 폐지

오랜 전통 깨고 5월 28일부터 유료화 도입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오랜 전통이었던 무료 수하물 위탁 정책을 폐지하고, 올해 5월 28일부터 유료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변화는 항공사가 수익성을 강화하고 투자자들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2024년 기존의 자유 좌석 선택 정책을 폐지하고 지정 좌석제를 도입한 데 이어, 이번에는 수하물 유료화라는 또 하나의 큰 변화를 발표했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해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Elliott Investment Management)가 사우스웨스트 지분을 매입한 후 경영진에 대한 압박을 가하면서 나온 결과로 보인다. 엘리엇은 항공사의 실적 개선을 요구하며, CEO 밥 조던(Bob Jordan) 퇴진을 시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해왔다.

이번 정책 변경에 따라 5월 28일 이후 구매한 항공권부터 수하물 요금이 부과된다. 다만, 우수 고객인 A-List Preferred 회원은 기존처럼 2개의 무료 수하물을 유지하며, A-List 회원과 사우스웨스트 신용카드 보유자는 1개의 무료 수하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직 구체적인 수하물 요금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델타·아메리칸·유나이티드항공 등 경쟁사들이 첫 번째 수하물 요금으로 35달러를 부과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이번 정책 변경으로 연간 10억~15억 달러의 추가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무료 수하물 정책 폐지로 인해 약 18억 달러의 시장 점유율 손실이 예상된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와 함께 항공사는 새로운 ‘베이직 이코노미(Basic Economy)’ 요금제를 도입하고, 마일리지 적립 시스템을 변경할 계획이다. 이제 고객들은 항공권 가격에 따라 차등적으로 마일리지를 적립하게 되며, 5월 28일 이후 구매한 항공권의 환불 크레딧은 1년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는 정책도 새롭게 적용된다.

한편,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지난달 직원 1750명을 감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인력 감축을 통해 2025년 2억1000만 달러, 2026년 3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이 기존의 저비용 항공사(LCC) 모델에서 벗어나 수익성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Bags Fly Free'(수하물 무료)라는 정책이 사우스웨스트만의 차별점이었지만, 이제는 경쟁 항공사들과 비슷한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발표 이후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주가는 8% 상승해 30.53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고객들은 “수익 창출을 위한 불가피한 변화”라고 이해하는 반면, 다른 고객들은 “사우스웨스트만의 장점이 사라졌다”며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올해 초부터 좌석 지정제 도입, 추가 레그룸 좌석 판매, 야간 비행 신설 등의 변화를 발표하며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수하물 유료화 정책이 실제로 수익 증대에 기여할지, 혹은 충성 고객의 이탈을 초래할지는 앞으로의 시장 반응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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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기자
덴버 국제공항의 사우스웨스트항공 티켓 카운터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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