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5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행정부 2인자가 될 수 있는 부통령 후보들이 1일 오후 TV토론 대결을 벌였다.
민주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은 이날 오후 9시부터 뉴욕시 CBS 방송센터에서 열린, 이번 대선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토론에서 맞붙었다.
두 후보가 대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즈 주지사는 중동 분쟁과 관련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격을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직답하는 대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이란과의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탈퇴했다고 지적하고서 “도널드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리더십 때문에 이란은 전보다 핵무기(보유)에 가까워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의 동맹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북한을 향해 다가간다면서 “그는 누구든 가장 아첨하는 이에게 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밴스 의원은 이란이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에서 1천억달러가 넘는 동결자산을 돌려받았다면서 “이란이 그 돈을 어디에 쓰겠는가? 이란은 지금 우리의 동맹을 상대로 발사하는 무기를 사는 데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월즈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가 혼돈을 초래한 장본인이라고 주장하지만 도널드 트럼프는 실제 세계에 안정을 가져왔으며 그는 효과적인 억제력을 통해 안정을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밴스 의원은 해리스 부통령이 몸담은 바이든 행정부의 느슨한 국경 보안 정책 때문에 마약이 미국으로 대거 유입됐다고 주장하고서 “도널드 트럼프의 국경 정책을 재시행하고 국경 장벽을 건설하며, (불법 이민자) 추방을 다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즈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밴스 의원이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의 아이티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소문을 퍼뜨린 것을 비판하고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법 이민 문제를 실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논란거리로 부각하면서 “다른 인간의 인간성을 말살하고 악인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 정책에서 월즈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감세 정책으로 부유층만 혜택을 보고 국가 부채가 사상 최대인 8조 달러가 늘었다고 지적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 관세 공약은 인플레이션을 키우고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 “소비세”라고 주장했다.
반면 밴스 의원은 해리스 부통령이 한 일은 식품·주택 가격을 오르게 한 것뿐이라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중산층 문제를 해결할 훌륭한 계획들이 있다면 지금 당장 이행해야지 (대통령으로) 승진시켜달라고 요청하면서 할 게 아니다”라고 따졌다.
교내 총격 대응 방안과 관련해 밴스 의원은 해리스 부통령의 “열린 국경” 정책 때문에 멕시코의 마약 범죄 조직이 대량의 불법 총기를 미국에 유통한다고 비판하고서 학생들이 안전하도록 학교의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교 교사 출신인 월즈 주지사는 “여러분의 학교를 요새처럼 보이게 강화하고 싶은가?”라고 반문하고서 위험한 사람의 총기를 일시 압류하는 ‘레드 플래그’ 법과 총기 구매자 신원 조회 강화 등 총기 규제 강화가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은 대통령 후보들의 정책 공약에 초점을 맞췄지만, 부통령 후보 개인의 자질과 논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월즈 주지사는 1989년 톈안먼 사태 당시 홍콩에 있었다는 자신의 과거 발언을 반박하는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 “잘못 말했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밴스 의원은 자신이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가 지지 입장으로 돌아선 것을 두고 “물론 난 대통령과 생각이 달랐던 적이 있지만 내가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잘못 알았다는 사실도 매우 솔직히 밝혀왔다”고 해명했다.
통상 부통령 후보 토론이 대선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대통령 후보인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초박빙 승부를 벌이는 상황에서 작은 변수조차 중요해질 수 있어 토론에 대한 관심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