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소재·범행동기 등 파악 안돼…현상금 5만불 상향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보험 부문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톰슨(50)이 뉴욕 중심가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사흘째 범인의 행방이 묘연하다. 사건이 발생한 뉴욕은 물론 미국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으며, 범인을 잡기 위한 당국의 수색이 계속되고 있다.
◇ 자전거·택시·버스…치밀한 도주 경로
뉴욕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사건 직후 전동 자전거를 타고 센트럴파크로 이동한 뒤 택시를 이용해 버스 터미널로 진입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하지만 터미널에서 빠져나오는 영상은 발견되지 않아, 이미 뉴욕을 벗어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범인은 애틀랜타발 버스를 이용해 지난달 24일 뉴욕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정확한 탑승 지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뉴욕 도착 이후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내며 신원을 철저히 감췄고, 가짜 신분증과 현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동기 불명…탄피에 새겨진 단어 주목”
범행 동기도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탄피에 ‘지연'(delay), ‘부인'(deny) 등의 단어가 새겨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보험업계를 비판하는 일부 인사들이 사용하는 표현과 유사해, 범행 동기와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톰슨 CEO는 사건 당일 오전 8시, 맨해튼 미드타운 힐튼호텔에서 열릴 연례 투자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전 6시 44분께 호텔 입구 인도에서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범인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 수사 확대에도 성과 없어…현상금 5만 달러로 상향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범인이 머물렀던 숙소와 센트럴파크에서 발견된 가방을 수색했지만, 뚜렷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또한, 도주 경로에서 발견된 휴대전화, 물병, 간식 포장지 등에 대한 포렌식 작업도 진행 중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범인의 체포를 위해 현상금을 기존 1만 달러에서 5만 달러(약 7천만 원)로 상향했으며, 전국적으로 수색망을 확대하고 있다.
뉴욕경찰청 조셉 케니 수사과장은 “이 사건은 TV 드라마처럼 60분 만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발견된 모든 증거를 면밀히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중요한 48시간이 지나서야 수사가 본격화됐다”고 지적하며 초기 대응의 한계를 비판했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