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확산된 새로운 수면 보조법, 전문가들은 우려 표명
최근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아기를 재우기 전 버터를 한 스푼 먹이는 새로운 수면 보조법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고 있다.
일명 ‘버터 수면’이라 불리는 이 트렌드는 아기들에게 버터를 먹이면 최대 8시간 연속 수면을 할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빠르게 퍼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방법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건강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틱톡에서 시작… 미국에서 영국·뉴질랜드까지 확산
뉴욕포스트(New York Post)에 따르면, 이 트렌드는 미국에서 시작돼 영국과 뉴질랜드 등으로 퍼지고 있다.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수많은 부모들이 버터 한 스푼이 아기들의 깊은 잠을 유도한다고 주장하며 관련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한 틱톡 사용자는 “아기에게 버터를 먹인 후 확실히 숙면을 취하는 것 같았다”고 말하며 “통잠(밤새 깨지 않고 자는 현상)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부모들의 경험은 엇갈린다.
15개월 된 아기의 엄마 페이지 발로크는 “버터를 먹이고 오후 7시에 아기를 재웠지만,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세 번이나 깼다”며 버터의 효과가 없었다고 전했다.
◇ 전문가들 “과학적 근거 부족… 오히려 건강 위험 초래할 수도”
영유아 영양학자인 샬롯 스털링-리드(Charlotte Stirling-Reed)는 이 트렌드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와의 인터뷰에서 “SNS에는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가 많다”며 “버터는 소금과 포화지방 함량이 높아 영유아에게 권장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버터의 미끄러운 질감이 먹는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아기에게 질식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빵에 얇게 발라 주는 정도는 괜찮지만, 큰 덩어리를 숟가락으로 떠먹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또한, 스털링-리드는 “아기가 밤중에 깨는 것은 정상적인 성장 과정의 일부”라며 “버터를 먹이는 것이 수면의 질을 개선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 ‘버터 수면’보다 건강한 수면 습관이 중요
미국 국립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에 따르면, 신생아와 영유아의 적정 수면 시간은 ▷생후 3개월까지의 신생아: 하루 14~17시간 ▷4~11개월 영아: 하루 12~15시간 ▷1~2세 유아: 하루 11~14시간 등이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수면 습관을 들이는 것이 버터와 같은 즉흥적인 방법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기의 안정적인 수면을 위해서는 일정한 취침 루틴을 유지하고, 조명을 조절하며, 과도한 자극을 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