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공화 의원들, 양심 지켜달라”

“내가 당선되면 트럼프 대법관 지명 철회돼야” 강공

로이터-입소스 조사, “62%, 대선 승자가 지명해야”

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의 후임자 지명 및 인준 표결을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뜨거운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내가 이기면 지명은 철회돼야 한다”고 강공에 나섰다.

바이든 후보는 20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을 통해 인준을 밀어붙이려는 시도를 “부당한 정치적 권력의 행사”라고 비난하면서 긴즈버그의 후임을 대선 승자가 지명할 것을 요구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그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상원은 그의 선택에 따라 진행하면서 지명자를 공정하게 따져보면 된다”며 “하지만 내가 이기면 트럼프의 지명은 철회되어야 하며, 새 대통령으로서 내가 지명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움직임에 대해 “우리 국민이 지지할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발표된 로이터통신-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2%가 이번 대선 승자가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을 지명해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23%만이 선거 승자가 공석을 채워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긴즈버그 대법관이 별세한 후인 19∼20일 전국 성인 1006명을 상대로 온라인에서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4% 포인트다.

전날 공개된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의 메인·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주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이 차기 대법관을 선택해야 한다’는 답변이 53%였다.

바이든 후보는 이어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표결하러) 가지 말라. 헌법의 의무와 양심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트럼프가 우리 민주주의에 가한 악영향은 치명적일 수 있다. 더는 안 된다”며 “하나의 국가로서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액기부 중심의 민주당 온라인 모금 플랫폼 ‘액트블루'(ActBlue)는 대법원이 긴즈버그 대법관이 별세했다고 발표한 후 28시간 만에 9100만 달러(약 1058억원)를 모금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긴즈버그 대법관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지난 18일에는 1시간 만에 630만 달러가 모였고, 19일엔 120만명 이상이 7060만 달러를 기부해 4200만 달러였던 하루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시간당 모금 기록은 물론 하루 기부자 수도 최대다.

액트블루 측은 “소액 기부자들이 보여준 기록적인 반응은 진보가 긴즈버그의 마지막 소원을 이행하고 트럼프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 대항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