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큰 충격을 받은 민주당이 대선 패배 원인을 곱씹으면서 전통적 지지층을 회복할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민주당은 2016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을 때처럼 실의에 빠졌다.
대선 패배를 누구에게 탓해야 하냐는 질문에 한 민주당 중진은 “모두”라고 답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민주당 전략가이자 조 맨친 상원 의원의 비서실장 출신인 크리스 코피니스는 “노동자 계층과 중산층 유권자들은 ‘트럼프를 파괴하려는 당신들의 의제가 아니라 우리와 우리의 문제에 집중해달라’고 4년간 비명을 질렀지만, 이 나라의 엘리트들은 듣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모든 곳의 유권자와 소원해졌다”고 평가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의 참모인 파이즈 샤키어는 “우리는 노동자 계층과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백인들에게 ‘여러분을 위한 정당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전략을 추구해왔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에 대해 당내 각 계파가 생각하는 해법은 다르다.
중도 성향의 민주당원들은 민주당이 경제, 범죄, 이민 문제를 더 직접적으로 다루고, 성전환자 권리처럼 중도층을 불편하게 하는 문화적 의제는 멀리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진보 성향의 민주당원들은 새로운 유권자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당이 더 왼쪽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최근 몇 년간 트럼프 측으로 넘어간 유권자들을 다시 데려오려면 유권자에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더 대중 영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석에서 민주당원들은 고령 우려에도 작년 80세에 재선 도전을 결정하고, 토론 참패 이후에도 완강하게 버틴 뒤에야 대통령 후보를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탓했다고 WSJ은 전했다.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결정하자 다른 이들의 경선 출마를 막으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사실상 후계자로 지목해 다시 경선 기회를 놓쳤다.
당내 경쟁을 통해 더 강력한 후보를 선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늦게 물러난 탓에 해리스 부통령은 고작 100여일 동안에 선거를 준비해야 했다.
일각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부통령 후보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아니라 핵심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의 셔피로 주지사를 선택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여러 경합주에서 광범위하게 패배한 점을 고려하면 부통령 후보가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WSJ은 해리스 부통령이 2028년에 대권에 다시 도전할지 불확실한 가운데 다음 대선에 민주당 깃발로 출마할 수 있는 잠룡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고 관측했다.
거론되는 대상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등이다.
당내 좌익에서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 제이미 래스킨(메릴랜드), 로 카나(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이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여성 대통령 후보가 두 번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졌기 때문에 민주당이 다시 여성을 내세우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