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싫어 미국 안 가”…유럽 여행객 급감에 항공사들 ‘비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정책과 재집권에 대한 우려가 유럽 여행객들의 미국 방문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 특
히 덴마크, 독일 등 서유럽 국가발 미국행 항공 수요가 큰 폭으로 줄어들며 유럽 항공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8일 로이터통신은 연방 상무부 산하 국가여행관광청(NTTO)의 잠정 통계를 인용해, 지난 5월 미국을 방문한 해외 입국자 수가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그중에서도 서유럽발 입국자는 4.4% 감소, 특히 덴마크 20%, 독일 19%, 프랑스 9% 등으로 하락폭이 컸다.
◇ “비자 있어도 입국 보장 안 돼”…불신 커진 유럽
독일 정부는 지난 3월 미국 여행 주의보를 갱신하며 “비자가 있어도 입국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삽입했고, 유럽 내에서는 미국 입국 심사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유럽 소비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과 맞물려 “정치적 이유로 미국을 여행지에서 제외”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 유럽 항공사들 수요 급감에 수익성 악화
글로벌 항공 데이터 업체 OAG 에비에이션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미국행 항공권 사전 예약은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이는 여름 성수기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유럽 주요 항공사들은 운항 전략 재조정을 검토 중이다.
에어프랑스-KLM, 루프트한자 등은 이미 유가 상승, 중동 분쟁에 따른 아시아 노선 차질, 인건비 부담 증가 등의 악재 속에 수익성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루프트한자 CEO 카르스텐 슈포어는 “여름 성수기 이후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고, 에어프랑스-KLM CEO 벤 스미스도 “대서양 횡단 노선에서 좌석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항공권 가격은 하락세…2019년 수준 근접
항공권 가격도 하락세다. 여행 예약 플랫폼 호퍼(Hopper)에 따르면, 올여름 미국발 유럽행 항공권 평균 가격은 817달러로 전년 대비 10% 하락,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여름 수준으로 회귀했다.
산업연구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산하 관광경제연구소의 아란 라이언 연구원은 “올해는 대서양 노선에서 항공사들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며 “미국발 유럽행 수요도 정체되고 있어 글로벌 항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