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탁 ‘나트륨 폭탄’ 3대장은?

피자·수프·치킨…미국 성인 80% 하루 권장량 초과 섭취

미국 성인의 80% 이상이 하루 권장량을 초과해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으며, 그 주요 원인이 피자, 수프, 치킨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연방 영양조사(NHANES) 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주요 인종·민족별 나트륨 섭취 패턴을 분석한 것으로, 2017~2020년의 식습관을 기반으로 했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346mg으로, 연방 정부가 권장하는 하루 2300mg 기준을 크게 초과했다. 나트륨 섭취의 약 절반은 단 10가지 식품군에서 비롯되며, 이 중에서도 피자, 수프, 통닭(whole chicken)은 모든 인종 집단에서 공통적으로 상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인종·민족별 식단 차이에 따른 나트륨 섭취 원인도 드러났다.

아시아계 미국인은 간장 등 콩기반 양념, 생선, 볶음밥·로메인, 볶음요리용 소스 등이 주요 나트륨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는 다른 인종 그룹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독특한 양상이었다.

멕시코계 미국인은 부리토와 타코가 1위 나트륨 섭취원이었다.

흑인 성인은 치킨 너겟, 패티, 텐더류 가공식품에서 높은 나트륨 섭취가 확인됐다.

또한, 아시아계 및 히스패닉계 성인의 경우 밥에 소금을 넣는 것으로 간주해 나트륨 섭취량이 과대 평가되는 경향이 있었으며, 이에 대한 보정 후 아시아계 성인의 실제 나트륨 섭취는 하루 평균 300mg 이상 낮아졌다.

소금을 줄이기 위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성인은 여전히 일반 소금을 선호하며, ‘라이트 소금’이나 대체 소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의 권고를 받은 비율은 흑인 성인(35%)이 가장 높았고, 아시아계 성인(18%)은 가장 낮았다. 하지만 조리 시 소금을 자주 사용하는 비율은 아시아계가 66%로 가장 높았다. 반면, 식탁에서 소금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비율도 아시아계가 39%로 가장 높았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식품 제조사의 레시피 조정, 전면 경고 표시 도입, 언어·문화적으로 적합한 교육 캠페인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시아계 커뮤니티처럼 언어 장벽과 의료 접근률이 낮은 그룹에는 맞춤형 소통 전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Make America Healthy Again(MAHA)’ 위원회가 발표한 첫 건강 보고서의 일환으로 공개됐으며, 건강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정책 논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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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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