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자동차 평균가격 5만3000달러”

트럼프 관세 폭탄 여파로 서민형 차량 사라져

25% 관세에 부품값 상승…저가 수입차 품귀

미국 내에서 조립된 자동차 가격이 평균 5만30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차·부품 관세 정책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폭스비즈니스(Fox Business) 31일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승용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5월부터는 엔진·변속기 등 주요 부품에도 추가로 25%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미국 내 차량 생산비용이 전반적으로 급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Cars.com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종 조립된 차량의 평균 가격은 5만3000달러로 전체 신차 평균(4만9000달러)을 크게 웃돈다.

이에 비해 캐나다 조립 차량은 평균 4만6000달러, 멕시코산 차량은 4만2000달러로, 생산국에 따른 가격 차이가 뚜렷하다.

Cars.com의 데이비드 그린 애널리스트는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은 대형 SUV나 고급 픽업트럭 등 고마진 중심이기 때문에 저가형 소형차는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된다”고 설명했다.

3만달러 이하의 합리적인 가격대 모델 대부분이 수입차에 집중되어 있으며, 4월 기준 이들 차량의 90%가 해외 조립 모델이다. 이 범주에는 현대 엘란트라, 기아 포르테, 닛산 센트라 같은 입문형 인기 모델이 포함된다.

미국 내에서 조립되는 3만달러 이하 차량은 도요타 코롤라와 혼다 시빅 정도에 불과하며, 단종된 쉐보레 말리부가 일부 재고로 남아 있는 수준이다.

트럼프식 관세로 인해 수입차 재고 비중은 4월 기준 13% 수준에 머물렀으며, 특히 멕시코산 차량 평균 가격은 1100달러 상승, 전체 신차 가격도 전년 대비 0.8% 올랐다. Cars.com은 전체 신차의 60%를 차지하는 5만달러 이하 수입차들이 관세 부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영향으로 소비자들은 저가형 모델의 공급 부족과 가격 인상에 직면하고 있다. 중간 가격대(3만~4만9000달러)의 수입차도 가격 인상과 재고 감소로 타격을 받고 있으며, 유럽산 고급차를 리스하던 소비자들조차 혜택 축소와 관세 여파로 고통을 겪고 있다.

신차 리스와 대출 이용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차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고, 중고차 대출 금리는 평균 11%로 고정돼 있다. 리스 시장에서는 특히 유럽 브랜드의 인센티브 축소로 4월 한 달 동안 리스 거래가 3.6%포인트 감소했다.

Cars.com은 “예전엔 한두 브랜드만 보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관세 회피를 위해 평균 4.1개 브랜드를 비교 검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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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기자
미국 콜로라도주의 자동차 매장 [AP 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