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뉴멕시코 자택서…범죄 혐의 없지만 사인은 공개 안돼
할리우드 전설적인 배우 진 해크먼(95)이 아내 베시 아라카와(63), 반려견과 함께 뉴멕시코주 산타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범죄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확한 사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해크먼은 1971년 영화 ‘프렌치 커넥션’과 1992년 ‘용서받지 못한 자(Unforgiven)’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할리우드 대표 배우다. 또한, 3개의 골든 글로브상과 2003년 세실 B. 데밀 공로상을 받으며 연기 인생을 빛냈다.
1930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해크먼은 어린 시절 부모의 잦은 이사로 어려움을 겪었고, 13살 때 아버지가 가족을 떠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해병대에 입대해 4년 반 동안 중국, 일본, 하와이 등에서 복무한 뒤, 언론과 텔레비전 제작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연기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27세에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플레이하우스에서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그는 더스틴 호프먼을 만나 친구가 되었고, 이후 로버트 듀발과 함께 뉴욕에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1964년 브로드웨이 연극 *애니 웬즈데이(Any Wednesday)*에서 주목받았고, 이를 계기로 영화 ‘릴리스(Lilith, 1964)’에서 워렌 비티와 호흡을 맞추며 영화계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그의 연기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은 1971년 ‘프렌치 커넥션’이었다. 이 영화에서 그는 냉혹한 형사 ‘지미 도일’을 연기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헐리우드 최고 스타 반열에 올랐다.
특히 뉴욕 거리에서 실제 교통을 통제하지 않은 채 촬영된 자동차 추격 장면은 지금도 영화사에서 손꼽히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이후 ‘포세이돈 어드벤처’(1972), ‘영 프랑켄슈타인’(1974), ‘수퍼맨’(1978)에서 렉스 루터 역, ‘호시어스’(1986), ‘크림슨 타이드’(1995), ‘로얄 테넌바움’(2001) 등 다양한 영화에서 활약하며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4년 영화 웰컴 투 무스포트(Welcome to Mooseport)를 끝으로 공식 은퇴한 해크먼은 뉴멕시코로 이주해 그림을 그리며 글을 쓰는 조용한 삶을 선택했다. 그는 소설을 출간하며 작가로서도 활동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연기를 하면서 얻은 스트레스와는 또 다른 종류의 스트레스지만, 글쓰기는 매우 즐겁다”라며 문학 활동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할리우드 동료 배우들과 팬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그와 함께 작업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할리우드 역사에 길이 남을 배우를 잃었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