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ID’ 없어도 당분간 비행기 탑승 가능

국토안보부, 신분증 위변조 방지 위한 조치 전면시행 또 연기

“코로나19으로 새 신분증 발급 어려워…2023년 5월 3일부터”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미국 연방정부의 ‘리얼 ID(Real ID)법’ 시행이 또다시 미뤄졌다.

연방 국토안보부는 27일 신분증 위조·변조 등을 방지하기 위한 리얼 ID법 전면 시행일을 오는 10월 1일에서 2023년 5월 3일로 한 차례 더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주민들이 새 신분증을 만들기 위해 주 총무처 시설에 가는 것이 어렵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리얼 ID법 시행일 연기를 통해 각 주 총무처가 신분증 발급 시설을 다시 열기까지 시간을 더 주고, 시행일 이전에 모든 주민에게 리얼 ID를 발급해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 각 주에서 유효한 운전면허증과 신분증의 단 43%만 리얼 ID법에 따라 제작됐다.

연방정부 규정에 따라 제작된 ‘단일 신분증’을 모든 주와 워싱턴DC에서 사용하도록 하는 리얼 ID법은 2001년 9·11 테러 발생 후 신분증 위조·변조 및 신원 도용 방지를 목적으로 2005년 제정됐다.

애초 2018년 1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 예정이었으나 일리노이를 비롯한 일부 주에 적용 유예가 허용됐고, 2020년 10월 전면 시행 일정이 코로나19로 인해 각 주 총무처 시설이 문을 닫고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며 1년 더 늦춰진 바 있다.

리얼 ID는 합법적인 신분을 증명할 수 있어야 발급된다.

현행 시스템대로 각 주 정부가 발급하는 운전면허증과 신분증의 경우 리얼 ID법 시행일부터 주 내에서는 공식 신분증으로 인정되지만, 항공기 국내선 탑승과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건물 출입 등에는 사용할 수 없다.

반면 리얼 ID는 어느 주에서 발급됐든 전국 어디서나 공식 신분증으로 인정받는다.

단, 리얼 ID를 발급받지 않더라도 항공기 탑승과 연방정부 건물 출입 등에는 여권 또는 군인 신분증을 제시하면 된다.

리얼ID 인증이 새겨진 면허증 샘플/Georgia DD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