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뷔통이 만든 올림픽 메달 ‘변색’

럭셔리그룹 LVMH, 파리 올림픽 메달 결함 논란

2024년 파리 올림픽 메달이 변색되고 부식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를 제작에 관여한 프랑스 럭셔리 그룹 LVMH가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대회 폐막 후 100일도 채 지나지 않아 100명 이상의 선수들이 메달 교체를 요청했고, 이 중 일부는 메달이 녹슬고 표면이 벗겨진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20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프랑스 수영 선수 클레망 세키와 요한 은도이 브루아르가 메달 표면이 “악어 피부”처럼 벗겨진 사진을 올리며 문제가 처음 제기됐다. 미국 펜싱 선수 닉 이킨도 자신의 동메달이 수주 내에 변색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동메달에서 주로 문제가 발생했으며, 산화 방지를 위한 바니시(코팅제)의 결함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메달 제작을 담당한 프랑스 조폐국은 기술적 결함으로 인한 문제를 인정하고 바니시 제조 과정의 결함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연합(EU)의 환경 규제에 따라 기존에 사용되던 크롬 트리옥사이드 같은 금속 방청제를 대체하면서 발생한 문제로 알려졌다.

메달 디자인을 맡은 LVMH 산하 보석 브랜드 쇼메(Chaumet)는 올림픽 기간 동안 메달 제작 과정을 자랑스럽게 홍보했지만, 이번 논란에 대해선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LVMH는 파리 올림픽의 주요 스폰서로서, 메달 디자인 외에도 VIP 라운지에서 제공된 샴페인(모엣 샹동)과 개막식에서 등장한 루이 비통 가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LVMH에 따르면 쇼메의 디자이너들이 1년간 비밀리에 디자인을 개발했으며, 에펠탑 조각을 메달의 중심에 넣어 상징성을 더했다. 또한 메달 하나를 완성하는 데 15일이 소요되며, 도금 및 바니시 처리로 마무리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문제가 있는 메달을 프랑스 조폐국을 통해 원본과 동일한 형태로 교체해 줄 것을 약속했다. 프랑스 조폐국도 바니시 제조 과정을 개선하여 내구성을 강화했으며, 앞으로는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LVMH에게 이번 올림픽은 스포츠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그룹의 브랜드를 통합적으로 홍보하려는 기회였다.하지만 품질과 정밀성을 강조하는 LVMH가 제작에 관여한 메달에 결함이 발생하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전 IOC 마케팅 책임자 마이클 페인은 “LVMH의 핵심 가치는 품질과 정밀성인데, 이번 사건은 그러한 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이승은 기자

변색된 메달. /Nick Itki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