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료 마일리지 늘면서 좌석 외 사용처 확대 주력
합병 전 사용 수요도 늘어…티켓 구입, 승급 경쟁 치열
한국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만료되는 마일리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사용하지 못한 마일리지가 만료되는 시점이 올해와 내년말에 집중되고 양사 합병이 가시화하면서 합병 전에 마일리지를 소진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마일리지 보유자들의 보너스 항공권 발권 및 좌석 승급 경쟁이 치열해지자 양사는 다른 사용처 확대를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항공사의 마일리지는 회계상 ‘이연수익’으로 분류되는데 이는 언젠가 고객에게 반환해야 할 부채로 간주된다. 2023년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이연수익은 각각 2조5542억 원과 9819억원으로 3조5000억원을 넘어선다.
마일리지는 만료 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코로나19 기간 동안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최대 3년 연장하면서 미사용 마일리지, 곧 양사의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말 소멸되는 마일리지가 급증하며 좌석 구입과 승급 등 마일리지 사용 경쟁이 심화됐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고객들 사이에서는 대한항공과의 합병 전 마일리지를 사용하겠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합병 후 아시아나 마일리지의 가치가 대한항공 마일리지와 동일하게 인정될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를 통해 적립된 마일리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적립 비율이 달라 1:1 통합 적용이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 역시 마일리지 통합 방안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항공 마일리지는 단 1마일도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마일리지 전용 쇼핑몰을 통해 가전제품, 생활용품, 여행상품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마일리지로 항공권 대신 생수나 간편식을 구입하는 방안에 대해 소비자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몰에서는 생수 4박스를 9000마일에 판매 중이지만 1마일의 가치를 약 10원으로 환산할 경우 현금 구매 시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쇼핑몰 OZ샵 역시 소멸되는 마일리지를 소진하려는 고객들로 인해 대다수 상품이 품절 상태다.
대한항공은 합병 후 6개월 이내에 공정거래위원회에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제출할 계획이며, 공정위의 승인을 통해 구체적인 통합 방식이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