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반전 시위대 강제해산…캠퍼스 다시 긴장

UGA-에모리대 일부 학생 체포…정학 등 징계는 않을 듯

컬럼비아대는 정학 조치 경고… 텍사스대도 40명 체포

미국 대학가에서 ‘가자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29일 일부 대학이 캠퍼스 내에서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이는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거나, 시도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조지아대학교(UGA) 캠퍼스에서는 29일 텐트를 치고 농성을 하던 학생 20여명 가운데 일부가 경찰에 체포됐다. 애틀랜타의 에모리대 캠퍼스에서도 농성을 하던 대학생 수명을 경찰이 테이저건을 이용해 제압하고 체포해 논란이 됐다.

UGA와 에모리대 측은 시위에 참석한 학생이나 교직원들에 대한 징계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컬럼비아대에서는 대학 측이 이날 시위대측에 오후 2시까지 해산하라는 최종 시한을 통첩했으나 시위대는 자진 해산을 거부하며 계속 남아 있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머지 않아 경찰이 투입돼 강제 해산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컬럼비아대는 이날 오전 캠퍼스에서 텐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시위대 단체에 즉시 농성 텐트를 해산하라고 통보했다.

대학 측은 이날 오후 2시까지 자발적으로 농성장을 떠나고 교칙 준수 서약서에 서명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정학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농성단은 이날 오후 대학 측이 제시한 마감 시한을 넘기도록 해산을 거부했고, 자체 투표를 통해 계속 교내에 잔류하기로 결정한 뒤 수백 명의 학생이 약 80개의 텐트를 지키기 위해 농성장 주변을 행진했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네마트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이 철수 요청을 거부한 시위대를 해산해달라고 경찰에 요구했고,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 100여명이 무더기로 연행된 바 있다.

그러나 경찰 진입 사태 이후 컬럼비아대 캠퍼스에는 더 많은 텐트가 들어섰고, 전국 각지 대학 교정으로 연대 농성이 확산했다.

한편 샤피크 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시위대 측 요구 사항을 일정 수준에서 검토할 수 있도록 학내 조직에 관련 내용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샤피크 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대학 측이 이스라엘 관련한 투자 중단 조처를 하지는 않겠지만, 대학은 사회책임투자(SRI) 감독위원회를 통해 학생들의 제안 검토를 위한 신속한 일정을 진전시키라고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또한 대학은 컬럼비아대가 직접 투자하고 있는 자산 리스트에 학생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과정을 공개하고, 자산 목록 업데이트 주기를 단축하도록 제안했다”라고 말했다.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는 이날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텐트 농성을 시도하다 경찰에 추가로 체포돼 연행됐다.

학생들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학기의 마지막 수업일인 이날 정오께부터 잔디 광장에 다시 모여 시위를 벌였고, 대여섯개의 텐트를 설치했다.

캠퍼스 경찰은 이들에게 해산 명령을 내리며 불응 시 체포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위 진압 장비를 갖춘 주 경찰이 교내에 진입해 시위자들을 끌어 냈다.

CNN 방송에는 경찰 여러 명이 한 시위자의 팔과 다리를 잡고 들어 올려 연행하는 모습이 중계됐다.

NYT는 텍사스대에서 이날 최소 40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오후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주 경찰이 텍사스대 시위대에게 접근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시하면서 “텐트 농성은 허락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체포가 이뤄지고 있다”고 썼다.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는 지난 24일에도 학생들의 시위 중 주 경찰이 들어와 50여명을 연행한 바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