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보] 검찰 “한인회장 형사기소 근거 충분”

이홍기 회장 수사보고서 전문 입수…”5만불 인출이 문제”

수사관 “의심스러운 점 많지만 아직 체포영장 근거 부족”

선관위 계좌서 ‘야금야금’ 사라진 1만8천 달러 행방 의혹

본보는 17일 애틀랜타 한인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이홍기 한인회장의 공금 유용 사건과 관련한 노크로스 경찰의 수사보고서 전문을 입수했다.

9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홍기 회장의 횡령(theft by conversion) 혐의에 대해서만 집중적인 조사를 벌였다. 고발인인 시민의소리 측이 지난 3월 20일 횡령과 함께 제기한 보험사기(insurance fraud)에 대해서는 “보험사(그레인지)가 이를 사기로 간주하지 않으며 그들은 보험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관심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수사는 콜먼 린지 경위가 맡았고 한인 대니얼 유 경관이 번역을 담당했으며, 이홍기 회장에 대한 대면 조사는 4월 19일과 5월 1일 두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시민의소리 측은 경찰에 “2022년과 2023년 2년간 코리안페스티벌 수익금 각각 3만1480달러와 3만2665달러를 이홍기 회장에게 전달했지만 분기별 회계보고에는 각 0달러와 4000달러만 반영됐다”고 횡령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이 회장 대면 조사에 앞서 조지아 주법에 따라 제3자도 주요 사건에 대해 금융기관에 계좌 정보를 요청할 수 있는 ‘360 소환장(360 Subpoena)’제도를 이용해 제일IC은행과 메트로시티은행으로부터 한인회 주거래 계좌와 코리안페스티벌 계좌, 선거관리위원회 계좌의 스테잇먼트 일체를 제공받았다.

이홍기 회장은 4월 19일 1차 조사에서 보험금 입금을 분기별 회계보고에 반영하지 않은 이유와 코리안페스티벌 수익금의 회계보고 누락 이유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하지 못했다. 또한 보험금이 어디로 갔는지에 대해서도 계속 대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2023년 4월 4일 입금된 보험금 수표에 대해 “2023년 12월까지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거짓 증언을 했다.

이 조사에서 콜먼 경위는 2023년 9월 26일 이홍기 회장이 자신에게 5만달러의 캐시어스 체크를 발급한 이유에 대해 질문했지만 이 회장은 이에 대해서도 답변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2021년 회장 당선 당시의 공탁금을 가리키는 의미로 해석되는 “한인회를 유지하기 위해 내 돈 최소 3만달러를 기부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날 조사를 마친 뒤 콜먼 경위는 귀넷카운티 검찰청 드류 엉거 검사(부검찰청장)에게 조사 사실을 보고했고, 이에 엉거 검사는 “이 사건이 형사 기소로 진행될 수 있는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엉거 검사는 “보고서를 있는 그대로 제출해 기소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5월 1일 이홍기 회장은 변호사를 대동하고 다시 노크로스 경찰을 찾아 재조사 기회를 얻었다. 보고서는 “이 회장이 이날은 5만달러의 인출에 대해 신속하게 설명했다”고 기록했다. 이 회장은 “5만달러는 주거래 계좌에서 선관위 계좌로 옮겨졌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이 돈이 원래는 자신이 부담해야 할 공탁금이라는 점은 말하지 않았다.

콜먼 경위는 “5만달러가 입금된 선관위 계좌는 한인회 주거래 계좌처럼 소액이 조금씩 인출되는 방식으로 돈이 사라졌고 결국 1월말 2만5547.87달러만 남아 이 돈만 다시 주거래 계좌로 입금됐다”고 기록했다. 선관위는 이 회장이 한인회 공금을 유용해 납부한 5만달러의 공탁금 가운데 6456.13달러를 이재승 위원장이 마음대로 사용한뒤 4만3543.87달러를 남겨뒀다.(본보 관련기사 링크)

하지만 경찰 조사결과 주거래 계좌에는 2만5547.87달러만 돌려줘 나머지 1만8000달러의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홍기 회장은 지난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인회에서 빼간 5만달러 가운데 1만8000달러를 올해 1~2월경에 갚았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선관위 계좌에서 사라진 금액과 같은 액수이며 시기도 공교롭게 일치한다. 이 회장은 16일까지 기자에게 이 1만8000달러를 포함한 5만달러 상환을 증명할 은행 스테잇먼트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5월 1일 조사에서 이 회장은 이전 조사에서 말한 3만달러가 아니라 5만5000달러를 한인회에 기부했다고 주장했다. 회장 취임 후 매달 2000~3000달러를 한인회에 정기적으로 입금했다는 것이다.

변호사가 참석한 2차 조사를 마친 뒤 콜먼 경위는 “고소인들과 이해 관계자들이 한인회 은행계좌 전체에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사실과 다른 추정을 했다. 이는 그가 기록한 “이홍기 회장이 모든 은행계좌에 대한 전권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와는 상반된 것이지만 콜먼 경위는 이를 근거로 “고소인들이 기록에 접근할 수 있기 떄문에 민사로 해결할 수 있으며 회장의 자금 관리에 문제가 있으면 탄핵을 하면 된다”는 이상한 결론을 내렸다.

특히 콜먼 경위는 “이홍기 회장이 5만달러의 인출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었다”고 밝히며 “많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당장 횡령으로 형사 체포영장을 발부할 명백한 근거는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으로 최종 보고서를 마무리 했다.

이에 대해 시민의소리 강신범 대표는 “노크로스 경찰이 변호사가 참석한 2차 조사에서 공탁금의 존재와 의미를 전혀 몰라 주거래 계좌에서 개인 계좌로 돈을 빼간 것까지 문제삼지 않았다”면서 “변호사와 함께 검찰에 문의한 결과 충분히 재조사의 여지가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경찰이 체포영장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무혐의로 해석하고 검찰이 재조사를 하지 못한다는 일부 한인신문의 보도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재조사가 실시되면 특히 선관위 계좌에서 사라진 1만8000달러의 행방과 함께 이홍기 회장이 자기 돈 3만2000달러를 입금했다는 건축위원회 계좌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연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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