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보] 공금유용-회계조작, 이사장과 임원들도 알았다

이홍기 한인회장 5만불 불법인출 사실 알고도 제대로 확인안해

이경성 이사장은 회계 보고서 “이 회장이 개인 돈 냈다” 거짓말

수석부이사장 “회장 없어도 이사회는 건재할 것”…도덕성 바닥

이홍기 애틀랜타한인회장의 공금 유용과 회계 조작 사태(본보 기사 링크 1, 링크 2)의 파장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이경성 이사장과 핵심 임원들은 이홍기 회장의 공금 불법인출 사실을 알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홍기 회장은 지난해 9월 28일 자신의 회장 입후보 공탁금을 내기 위해 한인회 주거래 계좌에서 5만달러를 불법 인출했다. 한인회 관계자에 따르면 매달 은행 스테이트먼트를 관리하는 김모 재무 부회장은 이 회장이 개인 명의로 거액을 인출한 사실을 알았지만 문제 삼지 않았고, 이 회장은 이경성 이사장과 임원들에게 “재외동포청 보조금 신청을 위해 출금한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애틀랜타총영사관에 따르면 이홍기 회장은 12월말에야 재외동포청 보조금 신청을 했고 신청을 위해 필요한 금액도 3만2000달러였지만 이사장과 임원들 누구도 5만달러 인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물론 이 회장은 “3만2000달러에 애틀랜타라디오코리아 박건권 사장이 지급하지 않은 오디오 설치 용역비 9000달러까지 포함한 돈”이라고 다시 거짓말을 했지만 나머지 9000달러의 행방을 묻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오히려 이경성 이사장은 2024년 1월 열린 이사회에서 “이홍기 회장이 부족한 재정을 보충하기 위해 3차례에 걸쳐 총 3만5000달러의 개인 자금을 한인회에 무이자로 빌려줬다”면서 “이 돈은 나중에 한인회가 이 회장에게 갚아야 한다”는 어이없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본보는 이경성 이사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이 이사장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지난해 한인회 감사 2명도 이홍기 회장의 보험금 수령 및 입금과 공탁금 인출 사실을 알았으면서 이사회 회계보고에서 이를 알리지 않았다. 지난해 4월 4일 이홍기 회장은 몰래 수령한 보험금 15만8000달러를 한인회 계좌에 입금한 뒤 한인사회에 이를 숨겨왔다. 하지만 지난해 6월 30일 열린 한인회 2분기(4~6월) 이사회에서 감사 김모씨는 “2분기 한인회 입금은 총 7만8661달러”라고 계좌내역과 다른 발표를 했다. 또한 이 회장이 9월 28일 불법 인출한 뒤 연말까지 한인회 계좌에 돌려놓지 않은 5만달러에 대한 내용도 회계보고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홍기 회장은 지난 5월 1일 노크로스 경찰 조사에서 “보험금 수령 사실을 왜 회계보고에 포함시키지 않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재정 수입과 지출 보고를 작성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김모 사무장”이라고 책임을 전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민의소리 강신범 대표는 “모든 비리의 주범은 이홍기씨이지만 이를 묵인하거나 최소한 방조한 이사장과 핵심 임원들도 공범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끝까지 법적 조치를 취해 응분의 대가를 받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홍기 회장과 이경성 이사장, 홍육기 수석부이사장, 조영준 자문위원장 등은 16일 오전 이홍기 회장 개인 사무실에서 본보 보도 이후 이 회장의 거취와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홍육기 부이사장은 “이홍기 회장이 사퇴하더라도 이사진은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강신범 대표는 “이홍기씨의 한인회장 선출 자체가 불법인데 이사회는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바닥난 도덕성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홍육기씨는 한인회 비리 지적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한 비방 광고를 주도한 인사인데 꼭 명예훼손 등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게 하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에 따르면 홍 부이사장은 독단적으로 일부 한인신문과 15회에 걸친 비방 광고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연 대표기자

이경성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