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보] 검찰, 한인회 횡령의혹 재조사 검토

애틀랜타한인회장 공금 유용 사태 일파만파…임원들은 “몰랐다”

거액 보험금 숨기려 재선 도전 의혹…”회장 당선 자체 원천무효”

미주 한인회 역사상 초유의 사태…”사퇴해도 법적 처벌 받아야”

이홍기 애틀랜타한인회장이 한인회 공금을 마음대로 인출해 자신의 재선 입후보 공탁금으로 유용한 사건(본보 기사 링크)과 관련해 귀넷카운티 검찰이 재조사 착수를 위한 법적 검토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애틀랜타한인회에 대해 제기된 횡령 고발과 관련해 노크로스 경찰이 형사 기소를 하기 힘들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올렸지만 아직 담당 검사가 이를 승인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공금 유용이나 횡령 의혹에 대한 새로운 증거가 확보되는 대로 재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크로스 경찰은 지난 5월 14일 한인회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한인회에 대한 고발 수사를 오늘자로 형사 기소없이 종료한다”면서 “귀넷검찰청 수사관 A. 로드리게스가 이같은 수사 종결 결정을 더 이상 리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인회를 고발한 시민단체 시민의소리 강신범 대표는 “검찰청 문의 결과 담당 검사는 수사 종결 사실을 알지도 못했으며 수사관의 의견으로 종결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답변했다”면서 “한인회 계좌 명세서에 대한 이홍기 회장의 진술에만 의존해 사건을 종결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본보가 15일 입수한 이홍기 회장 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5월 10일 오전 10시 노크로스 경찰서 조사실에서 이홍기 회장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경찰은 이홍기 회장 개인이 지난해 9월 26일 한인회 주거래 계좌에서 5만달러를 인출한 사실을 지적했고, 이에 대해 이 회장은 “해당 자금을 곧바로 선관위 계좌에 입금( direct deposit)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기자에게 “5만달러를 캐시어스 체크로 발급받아 개인 계좌에 입금한 뒤 이틀 뒤인 9월 28일 개인계좌에서 내 명의의 캐시어스 체크를 발급받아 선관위 공탁금으로 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이처럼 복잡한 수법을 사용한 것은 선관위에 제출하는 캐시어스 체크에 명시되는 발급인(remitter)이 본인 이름이어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이홍기 회장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한 셈이다.

이 회장이 본인의 표현대로 ‘개인적인 자금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무리하게 한인회장 재선에 도전한 배경에 대해서도 의혹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장은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고 있어서 곧 돈을 되돌려 놓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공금에 손을 대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3개월이 지난 12월말에야 유용한 공금의 일부를 입금했다고 시인했다. 게다가 이 입금 주장에 대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아 실제 입금이 이뤄졌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한인회장을 다시 맡으려 했던 이유가 지난해 1월에 수령한 뒤 수령 사실을 감춰왔던 한인회관 수해 보상금 15만8000달러를 유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회장은 선관위 구성부터 관여해 이재승 위원장을 내세웠고 이 위원장은 유례없는 ‘4년 연속 한인회비 납부’ 규정을 밀어붙여 결론적으로 이 회장이 단독출마하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금 수령 은폐 사실을 처음으로 폭로했던 김백규 전 한인회장은 “보험금을 포함해 이홍기 회장이 해왔던 거짓말들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면서 “한인회 공금을 몰래 꺼내 자신의 회장 입후보 공탁금으로 유용한 것은 애틀랜타는 물론 미주 한인회 역사상 초유의 사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회장은 “이 회장은 공탁금 불법 기탁으로 인해 회장 출마 및 당선 자격 자체가 무효가 된 만큼 회장을 비롯한 이사진과 임원, 자문단 등이 총 사퇴해야 한다”면서 “애틀랜타한인회에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사퇴 후에도 이 회장은 물론 이를 묵인하고 동조한 이경성 이사장과 재정 책임을 맡은 모든 인사들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의소리 강신범 대표는 “이홍기 회장과 홍육기 부회장, 조영준 자문위원장 등은 노크로스 경찰의 이메일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자신들의 거짓말을 감추는 것은 물론 이 회장의 비리를 지적한 시민의소리 관계자들의 실명을 거론한 인신공격성 광고를 일부 한인신문에 연이어 게재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물론 광고를 게재한 신문사에 대해서도 명예훼손을 비롯해 가능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인회 임원과 관계자 일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홍기 회장이 강력하게 부인하며 재정 자료까지 함께 검토한 임원들이 있어 공금 유용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서 “(애틀랜타 K 기사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으며 내일 한인회관에 모여 향후 대책을 의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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