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트렁크 살인’ 혐의 한인 3형제 배경은?

한인 목회자 가정서 자라…경찰 “부모는 범행사실 몰랐을 것”

다른 용의자도 친척 관계…경찰 “종교단체 미끼 피해자 유인”

경찰 “6명중 1명만 한국국적”…총영사관 “한국국적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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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한국 여성 살인 및 시신은닉 등의 혐의(본보 관련기사 링크)로 체포된 6명의 한인 용의자 가운데 이준호(26), 준현(22), 준영(15) 3형제가 목회자 가정에서 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귀넷 경찰은 최연소 용의자인 이준영이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이지만 살인 등 중범죄 탓에 성인범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름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이준영의 머그샷은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귀넷카운티 경찰과 지역 한인교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 형제는 지역 한인교회 목사의 아들들이며 범행이 발생한 집에서 부모와 함께 생활해 왔다. 범행이 발생한 주택은 3형제의 아버지 명의로 돼있으며 지난 2021년 6월 해당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7월 한국에 거주하는 20대 추정의 여성 피해자에게 자신들의 종교단체인 ‘그리스도의 군사(Soldiers of Christ)’에 가입하라고 유인(lure)해 미국에 입국시켜 자신의 주택에 감금한 뒤 살해했다. 경찰은 범행 장소에서 다량의 피해자 혈흔이 발견돼 폭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직업과는 관계없이 이들이 독자적으로 벌인 범행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지하실에서 감금과 폭행 등이 이뤄져 부모는 몰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는 최소한 8월 3일부터 아무런 음식을 제공받지 못했으며 굶주림과 폭행에 시달리다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의 확인 결과 이준현과 준영 형제는 지난 6월 부모와 함께 둘루스의 S 한인교회에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회 관계자는 기자에게 “다른 교회에서 시무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최근 우리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면서 “지난 주에도 새벽예배와 주일예배를 함께 드렸다”고 말했다.

용의자 가운데 한명인 에릭 현(26)은 공식적으로는 스와니가 주소이지만 3형제의 집에 함께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차량의 주인인 에릭 현의 거주지를 확인하다 범행이 발생한 주택을 찾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3형제와 다른 남성 용의자들은 서로 친척관계이고, 여성 용의자 이현지는 용의자 가운데 한명의 여자친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들의 변호를 맡은 제이슨 박 변호사는 “현재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법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다음주 초 자세한 설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귀넷카운티 경찰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 6명 가운데 이가원 1명만 한국 국적자라고 발표했지만 애틀랜타총영사관(총영사 서상표)은 “본국 조회 결과 한국 국적자가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국적일 수도 있어 경찰과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귀넷 경찰이 피해자의 신원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가족과 연락하고 있다”면서 “가족이 장례 절차 등을 위해 미국에 입국할 경우 최대한의 영사 조력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본보는 용의자들의 부모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휴대폰을 받지 않았다.

이상연 대표기자

피해자를 감금했던 주택 지하실. 검은 부분은 핏자국을 가리기 위한 것/Gwinnett County Pol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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