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애틀랜타 한인회 주계좌 전체 내역 확보
보험금 은폐 적발되자 기존 계좌 갑자기 폐쇄
향후 연속보도 통해 ‘수상한 거래내역들’ 추적
본보는 그동안 이홍기씨가 공개하지 않아 미궁 속에 묻혀 있던 애틀랜타한인회의 주거래 계좌의 전체 거래 내역을 확보했습니다. 해당 계좌는 지난 3월 완전히 폐쇄돼 남은 잔고는 새로운 계좌로 옮겨졌지만 이홍기씨가 숨겼던 보험금 수령 및 사용 내역, 공탁금 유용 및 의문의 사용내역들이 모두 기록돼 있습니다. 본보는 해당 계좌의 내용을 분석해 3회에 걸쳐 문제점과 ‘수상한 거래내역들’을 추적해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본보가 확보한 애틀랜타한인회의 계좌는 끝 4자리가 9099인 제일IC은행 어카운트로 그동안 한인회장들이 한인회의 주거래 계좌로 사용해온 것이다. 심각한 재정 문제로 한인회에서 영구 제명된 김윤철 전 회장도 사용했던 이 계좌를 이홍기씨는 지난 3월 29일자로 임의로 폐쇄(클로징)하고 잔액은 모두 알지 못할 다른 계좌로 옮겼다.
이씨가 이 계좌를 폐쇄하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 2월 중순인 것을 나타났다. 당시는 이씨가 한인회관 동파 보험금 15만8000달러를 수령하고도 이를 한인사회에 숨긴 사실이 드러난 시점이다. 이씨는 일단 자신이 몰래 빼간 공탁금을 돌려놓는다며 5만달러를 2월 14일에 입금했고 다음 날인 15일에는 5000달러를 추가로 입금했다.
이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돈에 대해 “추가로 5000달러를 기부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실 이 돈은 한인회장 출마를 위해 250명의 한인들에게서 받은 각 20달러의 한인회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회장 출마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한인회비를 납부한 정회원들의 서명이 필요하며 이러한 회비는 입후보 당시 즉각 납부해야 하는데도 보험금 문제가 터지자 몰래 횡령했던 공탁금과 함께 입금한 것이다.
이후 2월 21일 배기성 전 회장이 보험금 수령 은폐를 개탄하며 “그래도 한인회에 힘이 되겠다”고 기부한 1만달러를 입금하면서 계좌 잔고는 8만2324.74달러가 된다. 하지만 이홍기씨는 이 가운데 7만2000달러를 2월 29일에 다른 계좌로 송금하면서 이 계좌를 폐쇄하려는 기본 작업을 마쳤다.
이씨는 3월초까지 각종 수표 결제와 데빗카드 결제를 마치고 남은 1716.57달러도 3월 4일 모두 빼내 다른 계좌로 송금했다. 이에 따라 한인회의 역사와 함께 하던 주거래 계좌는 완전히 폐쇄됐고 이홍기씨는 자신과 재정담당 부회장 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새로운 메인계좌를 열어 또다른 은폐 의혹을 자초하게 됐다.
이씨의 이같은 ‘계좌 세탁’ 수법은 기존 한인회 임원들로부터도 거센 비난을 받아 왔다. 한인회장이라는 직책을 이용해 여러 개의 계좌를 개설하고 폐쇄하며 특정 목적의 공금을 마음대로 전용해왔다는 것이다. 이씨가 새롭게 개설한 한인회 주거래 계좌와 아직 공개되지 않은 건립위원회 계좌에 대한 조사가 시급한 이유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