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가가에 민감한 질 바이든인데, 먼저 공연 요청했다고?
“손녀 블랙핑크 팬” 주장도…피네건, 바이든가문의 아픔 상징
바이든 ‘아픈 손가락’ 손녀까지 끌어들여 한미 관계 부담될 듯
본보 이상연 대표가 한국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에 기고한 칼럼을 전재합니다. /편집자주
한국 대통령실의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등 핵심 외교라인이 한미 정상회담을 한달도 남기지 않고 경질된 이른바 ‘블랙핑크 레이디가가 사건’이 해괴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 한미 관계에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
한국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준비를 주도하고 있던 김성한 실장을 비롯해 김일범 의전비서관과 이문희 외교비서관 등 3명의 핵심 요직을 모두 교체했다.
이들이 교체된 이유는 핵심적인 외교 현안이 아니라 K팝을 사랑하는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요청한 블랙핑크와 레이디가가의 국빈만찬 공연 관련 보고를 7차례나 대통령에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통령이 격노했고 결국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열리는 역사적인 한미 정상회담과 국빈만찬을 코앞에 두고 외교라인을 모두 경질했다는 설명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1년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나도 K팝 팬”이라고 말했고, 지난해엔 세계적인 K팝 그룹 BTS를 백악관에 초청했다. 하지만 교육학 박사인 질 바이든 여사가 K팝을 좋아한다는 것은 처음 나온 얘기이고, 백악관 주변에서도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다. 뉴스버스는 백악관 영부인실과 미 국무부에 질 바이든 여사가 블랙핑크 공연을 요청했는지 여부를 문의한 상태이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블랙핑크와 함께 공연을 추진한다는 레이디가가는 부통령 시절부터 바이든 대통령과 친분을 이어왔고 지난 2020년 대선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후원해 이듬해 대통령 취임식에서 국가를 불렀다. 블랙핑크와는 ‘사워 캔디’라는 곡을 함께 발표한 인연이 있어 이번 국빈만찬 공연자로 거론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레이디가가는 현재 백악관과 바이든 가문에게는 피하고 싶은 이름이다. 지난 2020년 친 트럼프 매체인 뉴욕포스트는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의 노트북 컴퓨터 내용이 유출됐으며 이 노트북에는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회사 ‘부리스마’와 관련된 비리가 포함돼 있다고 폭로했다.
특히 노트북에는 헌터가 부리스마측과 아버지 바이든 대통령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정황도 포함돼 있었지만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진짜 헌터의 노트북인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바이든이 승리하면서 유야무야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CBS 뉴스가 “포렌식 전문가의 검증 결과 이 노트북이 헌터 바이든의 것이 확실하다”고 보도하면서, 공화당이 다시 공세에 나서는 등 차기 대선의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문제는 이 노트북에서 헌터 바이든이 레이디가가와 닮은 여성과 나체로 침대에 있는 사진이 발견된 것이다. 극우 음모론자들은 레이디가가가 확실하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극우 매체인 ‘게이트웨이 펀디트’는 “레이디가가가 아닌 매춘부”라고 결론을 내린 상태다. 하지만 레이디가가를 다시 백악관에 부를 경우 ‘헌터 노트북’과 관련된 불필요한 논란이 다시 확산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
애초 블랙핑크의 백악관 국빈만찬 공연은 불가능했다는 뉴스버스 보도 이후 질 바이든 여사가 한국 대통령실에 블랙핑크의 공연을 강력히 요청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되자 이번엔 ‘바이든의 손녀’까지 등장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6일 오마이뉴스 TV에 출연해 “바이든 손녀가 블랙핑크의 팬이어서 백악관이 이를 요청했다는 주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각에서는 지난 2013년 부통령이던 바이든 대통령과 한국 비무장지대를 찾기도 했고, 또 지난해 6월 스페인에서 열린 NATO 정상회담에도 바이든 대통령 내외와 함께 참석했던 손녀가 블랙핑크 팬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손녀가 김건희 여사에게 이 사실을 말했고, 백악관이 블랙핑크 공연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가 알게 된 내용을 백악관 측이 먼저 요청한 이유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이 없다.
이 손녀는 헌터 바이든의 둘째 딸 피네건 바이든(23)으로 아이비리그 대학인 유펜(UPenn)을 졸업한 재원이다. 언니인 나오미(29)는 최근 백악관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여동생인 메이지(20)는 틱톡에서 활약하는 인플루언서다. 피네건이 블랙핑크를 좋아하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그녀는 바이든 가문의 아픔을 상징하는 존재다.
바이든 대통령은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 때문에 평생 속앓이를 한 어머니의 결혼 전 이름(진 피네건)을 둘째 손녀에게 붙였다. 약물 중독에 시달렸던 차남 헌터는 아내 캐서린과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뇌종양으로 사망한 형 보 바이든의 아내(형수) 할리 바이든과 관계를 가졌는데, 이를 처음으로 눈치채고 어머니 캐서린에게 말한 사람이 바로 피네건이다. 당시 피네건의 나이는 15세 였고 캐서린과 나오미, 피네건, 메이지 등 3딸은 모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다. 헌터와 형수 할리의 관계는 이후에도 4년간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피네건을 안쓰럽게 여긴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2020년 대선 캠페인은 물론 외국 순방에도 동행시키며 각별한 사랑을 과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대선 운동 당시 피네건을 ‘내 비밀 병기(my secret weapon)’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실제 누가 블랙핑크와 레이디가가 공연을 추진하다 외교 참사를 불러왔는지는 철저히 규명해야할 일이겠지만, 현재 한국에서 나오는 주장들은 모두 바이든 대통령 가문의 상처를 드러내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만약 이러한 주장들이 거짓으로 밝혀진다면 국내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오는 한편 한미관계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