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드니로에 알 파치노도 합류…NBC “40세 이상이면 나이 든 아빠”
“자녀 건강 악영향 가능성, 낮지만 있다…아빠 건강·경제상황 고려해야”
‘대부'(1972), ‘여인의 향기'(1993) 등으로 유명한 알 파치노는 최근 여자친구 누르 알팔리(29)와 사이에서 자신의 넷째 아이를 갖게 됐다.
‘대부 2′(1974)와 ‘택시드라이버'(1976) 등으로 이름을 날렸고 알 파치노와 ‘절친’이기도 한 드니로가 일곱 번째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달 알려졌다.
아서 캐플런 뉴욕대 의대 의료윤리학 교수는 “노인들은 성경 시대부터 아기를 낳아왔으므로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이들로부터 태어난 아이들의 문제 발생 가능성이 더 컸을지 모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는 이른바 ‘고령 부성 연령’이 무엇인지 확립된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비뇨기과학회(AUA)와 미국생식의학회(ASRM)는 40세 이상 남성은 태어나는 자녀의 건강에 악영향을 줄 위험이 있다는 권고를 내놓은 바 있다.
럿거스 로버트 우드 존슨 의과대학의 글로리아 바흐만 박사는 “남성에게는 폐경이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성과 똑같은 생식 노화주기를 겪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2018년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아빠가 45세 이상이면 25∼34세인 아빠에 비해 태어난 아기가 발작을 일으킬 가능성이 18% 높고, 미숙아로 나올 확률은 14%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논문 저자인 마이클 아이슨버그 스탠퍼드대 비뇨기과 교수는 “절대적인 위험성은 낮은 편이고 개인에게는 그다지 의미 없는 수준일 수 있다”며 “다만 부모가 고령화되는 사회적 변화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질병 중 일부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남성들의 출산 연령은 높아지는 추세다. 50년 전에는 신생아 가운데 약 4%만 40세가 넘는 아빠에게서 태어났지만, 2015년 이 비율은 9%로 커졌다.
캐플런 박사는 출산을 고려 중인 고령의 남성 상당수가 여성과 같은 생식 관련 상담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뿌리 깊은 성차별 때문에 출산이 여성만의 문제라는 사회적 인식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알 파치노나 드니로처럼 나이 든 남성 유명인의 출산이 가벼운 뉴스 보도로 소비되는 경우도 이런 풍조에 한몫한다.
그는 나이가 든 뒤 아이를 가지려면 의사와 신중히 상의하고 남성 개인의 건강 상태와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캐플런 박사는 나이가 출산을 결정할 때 고려할 수많은 요소 중 하나에 그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성 중엔 나이가 들수록 다른 사람의 말을 더 잘 듣고, 더 나은 롤모델과 스승이 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출산을 늦추고 싶은 사람은 재정적 여유가 있다면 젊을 때 정자은행에 가는 방법을 고민해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