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13일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여사는 전날 밤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내년 대선을 위한 모금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밀반출 혐의로 기소됐음에도 여전히 많은 공화당 지지층이 그를 선호한다는 여론조사에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여사는 “그들은 기소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여사의 이런 언급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에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남편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의 기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기소 직후 언론의 집요한 질문에도 “언급할 게 없다”면서 ‘노 코멘트’로 일관했고, 백악관도 “법무부에 문의하라”며 입을 닫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기소를 마녀사냥으로 프레임화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상황에서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이런 기조를 바이든 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이자 후원자인 질 바이든 여사가 깨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에 나선 것이다.
AP는 “바이든 여사의 발언은 그의 남편이 말하지 않으려는 주제”라고 했다.
바이든 여사는 이날 이번 대선과 관련해 처음으로 혼자서 지지층 모금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 없이 단독으로 뉴욕을 시작으로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를 잇달아 방문해 모금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그는 내년 대선을 “바이든의 강력하고 꾸준한 리더십과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선거 슬로건) 공화당원의 혼돈과 부패, 증오와 분열 사이에서의 선택”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3년 전 우리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생각하라”며 “우린 마가 공화당원들이 무엇인지 안다. 심야 트윗 폭풍 속에서 미국 정책이 트윗 되는 것을 보는 게 어떤 것인지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그가 재임 당시 거의 모든 주요 정책을 밤낮 없이 트윗으로 알리고, 참모들도 ‘트윗 해임’한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바이든 여사가 주요 이슈를 먼저 꺼낸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출마를 저울질하던 작년 1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백악관 국빈만찬에서 남편의 출마 계획을 먼저 공개했고, 지난 2월 케냐를 방문했을 당시엔 남편의 대선 출마가 선언 시기와 장소를 정하는 일만 남았다는 언론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출마를 선언했다.
바이든 캠프 수석고문인 엘리자베스 알렉산더는 “바이든 여사가 남편의 모든 선거운동에 참여해온 것처럼 계속해서 강력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