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고전 속 라이벌 아디다스 부활

독일의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힙합 스타 카녜이 웨스트(예·Ye)와 결별 여파로 떠안았던 악성 재고를 모두 처분하고 올해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시장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아디다스는 올해 매출 증가율이 높은 한 자릿수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이날 밝혔다. 영업이익은 17억~18억 유로(약 2조6000억~2조8000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지난해 재고로 남아있던 ‘이지’ 브랜드 스니커즈 판매도 완료했다. 올해 가이던스에는 이지의 매출이나 수익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아디다스는 설명했다.

이지는 웨스트와 협업해 만든 브랜드다. 아디다스는 웨스트가 유대인 혐오와 나치 찬양 발언으로 논란을 빚자 2022년 10월 계약을 중단하고 12억유로(약 1조8000억원)어치 재고를 떠안았다. 그 여파로 2023년에는 31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디다스는 2023년 푸마 출신의 비외른 굴덴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해 브랜드 재정립, 재고 정리 등 개편에 나섰고, 지난해 4분기 북미와 중국을 포함한 지역에서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로 돌아섰다.

특히 중국과 대만, 홍콩, 마카오를 포함한 지역에서 매출이 16% 늘었다.

작년 4분기 순손실은 3천900만 유로(약 607억원)로, 전년 동기 3억7900만 유로(약 5900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굴덴 CEO는 “회사가 2025년 좋은 모습으로 진입하고 있다”면서 “미국을 제외한 모든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적 부진으로 고전 중인 라이벌 업체 나이키도 지난해 CEO를 교체하는 등 빼앗긴 시장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지난해 10월 나이키 사령탑에 오른 엘리엇 힐 CEO는 과도한 할인 정책을 비판하며 프리미엄 전략을 강조한 바 있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아디다스가 나이키의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도매 파트너들과 함께 진열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