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적인 좌우 이념대립과 소녀상 논란 등으로 한인 인사들도 ‘반쪽’
“저쪽 점령군 노릇 싫다”며 비리 한인회장 감싸는 ‘괴상한 풍경’ 연출
이홍기씨 양측 눈치보며 생존공식 만들어…’포스트 이홍기’ 고민해야
한인회 공금에서 횡령한 돈으로 후보 공탁금을 내며 제36대 애틀랜타한인회장에 불법 당선된 이홍기씨 사태로 인해 애틀랜타 한인사회의 어두운 민낯이 미국은 물론 전세계 한인 커뮤니티에 드러나고 있다.
이씨의 불법적인 행태가 밝혀졌지만 아직도 일부 한인 인사들은 “그래도 잘한 것이 있지 않느냐”거나 “9월 코리안페스티벌을 치르도록 해주자”는 등 이씨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리를 저지른 사람에게 계속 한인회장을 맡기겠다는 ‘괴기스러운 풍경’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비상식적 주장의 배경을 이해하는 키워드는 31일 이홍기씨가 발표한 ‘반쪽’ 사과문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씨는 자신의 비리를 지적하는 인사들을 ‘음해세력’이라고 규정하고 이들이 한인회를 ‘사유화’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씨가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김백규 전 한인회장을 중심으로 한 한인회 전 건립위원회 멤버들을 가리키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전 한인회관 화재 전소이후 새로운 한인회관 구입을 위해 구성된 건립위원장을 맡는 등 한인회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인사이지만 그만큼 반대 세력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해 주중광 UGA 석좌교수가 기부한 회관 보수기금 사용 과정에서 오디오 공사 등을 측근들에게 맡겼다는 문제로 공격을 받으면서 건립위원장을 스스로 사퇴하는 등 반대세력과 노골적인 갈등을 빚어오고 있다.
이씨는 김 전 회장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세력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사유화’라는 용어를 쓴 것이고, 또한 애틀랜타 한인사회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좌우 이념세력 간의 대립을 유도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른바 보수 인사들이 반대했던 ‘평화의 소녀상’ 한인회관 설치를 관철시켰던 소녀상 건립위원회의 위원장도 김백규 전 회장이고 소녀상 건립위 멤버들도 모두 김 전 회장의 측근들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홍기씨는 지난해 한인회장 선거 과정에서 이같은 이념 대결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출마를 준비하던 한인회 임원에게는 “김백규 전 회장의 지원을 받아 출마하면 우파 인사들이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며 노골적인 사퇴 위협을 가했다. 또한 공탁금 횡령 사실이 본보의 보도로 공개된 이후 갑자기 회관 앞에 세워진 소녀상을 2층 복도로 이전해 보수 인사들의 환심을 사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이에 대해 “소녀상 건립 문제와는 별도로 개인적인 정치 성향은 보수인데 나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좌파로 몰아붙여 이념 싸움에 악용하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실제 김 전 회장은 이같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우파 인사들이 추진하는 ‘이승만 동상’ 건립에 1만달러 가량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백규 전 회장과 측근들을 겨냥한 이홍기씨의 ‘사유화’ 프레임과 ‘색깔 갈라치기’ 전략은 이번에도 당분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이 이씨 축출을 위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자 이에 대한 일부의 반감을 이용해 ‘사상 초유의 한인회장 공탁금 횡령 비리’를 ‘좌파 한인회 사유화 음해세력의 적법한 우파 한인회장 축출 시도’로 물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씨의 이같은 시도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적법하게 당선됐다”는 주장을 하기에는 너무나 큰 잘못을 저질렀고 그동안 그를 지지했던 인사 대부분도 공탁금 횡령 이후 ‘손절’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가장 큰 우군이었던 주중광 박사 마저 “물러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인데다 무엇보다 이씨가 향후 한인회를 운영해 나갈 자금을 충당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씨가 김백규 전 회장과 우호적인 관계를 모색하며 소녀상 건립을 승인한 이유는 운영자금을 후원받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주중광 박사가 40만달러를 제공하면서 김 전회장과의 ‘허니문’을 끝내고 우파 인사들에게 노골적으로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양측의 눈치를 보며 ‘줄타기’를 하는 이씨에 대한 후원은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이씨는 코리안페스티벌 개최를 빌미로 후원금을 모금하려 하겠지만 페스티벌 역시 한인사회에 피해와 망신만 주고 실패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홍기씨가 물러난 뒤 한인회를 정상화해 한인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여정이다. 한인회에서 영구제명된 김윤철씨에 이어 이홍기씨까지 한인회장들의 농단이 이어지면서 한인들의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대위가 자칫 ‘점령군’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또다른 반목으로 이어지고 ‘색깔 대립’은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부한인회연합회 한 관계자는 “전직 한인회장 등 원로들이 이번 사태 수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되 향후 한인회 운영에는 한발 물러나 차세대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김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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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양비론적인 논조는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자세입니다. 비리를 자행한 자를 축출하는데 힘을 모을때, 이런 양비론적 자세는 정론의 태도가 아닙니다.
Jae jong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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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에 양비론적인 논조는
사태 해결해 도움이 안 됩니다. 파렴치한 행동을 한 이홍기를 단죄한 후에 논의를 해도 늦지 않습니다.
김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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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양비론적 논조는 사태해결에 혼란만 가중시킬 뿐 입니다.
지금은 파렴치한 이홍기와 그를 부추기는 김일홍등 이번 사태의
배후자 축출에 집중해야 할 것 입니다.차기 한인회 구성 논의는
그 후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