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레오 쿠키 제조사 몬델리즈, 허쉬 인수 재시도
2016년 1차 시도 실패…이번엔 성사 가능성 높아
세계적인 과자 및 스낵 대기업 몬델리즈(Mondelez)가 초콜릿 제조업체 허쉬(Hershey)에 인수 제안을 했다고 9일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이 밝혔다. 이번 합병이 성사될 경우, 세계 최대 규모의 식음료 기업 중 하나가 탄생할 전망이다.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몬델리즈의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허쉬의 주가는 10% 이상 급등했다. 이는 몬델리즈가 2016년 허쉬에 230억 달러의 인수 제안을 했다가 거절당한 이후 두 번째 시도이다.
허쉬는 이번 관심에 대응하기 위해 자문단을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몬델리즈는 지난달 허쉬가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결과를 보고한 직후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허쉬는 “시장 소문과 추측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몬델리즈와 허쉬 트러스트(Hershey Trust)는 언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허쉬의 지배 구조는 몬델리즈의 인수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허쉬 트러스트는 회사의 의결권 주식의 약 80%를 보유하고 있으며, 클래스 B 주식 1주당 10표의 투표권을 가진다. 이는 트러스트가 회사의 미래를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펜실베이니아 법은 트러스트의 권한을 축소하는 거래에 대해 주 검찰총장이 개입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2002년, 허쉬 트러스트가 회사 지분을 릭글리(Wrigley)에 매각하려 했을 때, 주 검찰총장이 반대하며 매각이 무산된 전례가 있다.
소비재 기업들은 기존 브랜드 수요 감소와 가격 상승 압박 속에서 매출을 늘리기 위해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예를 들어, M&M’s를 소유한 마스(Mars)는 올해 여름 프링글스 제조업체 켈라노바(Kellanova)를 360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허쉬는 창립자인 밀턴 허쉬가 1894년 설립한 이후 독립성을 유지해 왔으며, 과거 여러 차례의 인수 시도와 전략적 검토에서도 이를 고수했다.
허쉬의 주가는 이번 소식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2016년 6월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반면, 몬델리즈의 주가는 2% 이상 하락하며 연초 대비 15% 하락세를 이어갔다.
몬델리즈와 허쉬의 합병 논의가 실제로 성사될지는 트러스트의 결정, 규제 당국의 검토, 그리고 시장의 반응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이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