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정책 지켜주길”…트럼프 또 패배인정 시사

약값 인하 정책 홍보한 뒤 질문 안받고 20여분만에 브리핑룸 떠나

두문불출하다 일주일만에 회견…곧바로 “내가 대선 이긴 것” 주장

일주일 만에 공개석상에 나타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또 했다.

약값 인하 관련 정책을 발표하다가 “그들이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결과에 공식 승복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오후 약값 인하 관련 브리핑을 하러 브리핑룸에 들어섰다. 지난 13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회견을 한 이후 일주일 만에 대면 공개행사에 나타난 것이다.

그는 약값 인하와 관련한 두 가지 새 규정을 발표하다가 “이런 건 절대 없을 것이다. 그저 그들이 그걸 지켜주길 바란다. 그들이 지킬 용기가 있기를 바란다”면서 제약업계의 로비를 거론했다.

자신이 곧 떠나고 후임 행정부가 들어올 것을 예상한 듯한 발언이다. 패배 인정으로 읽히기도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곧 자신이 대선에서 이겼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미 제약업체 화이자 등이 대선 전에 코로나19 백신의 예방효과를 파악했으면서도 자신의 약값 정책에 반대해 일부러 대선 이후에 발표한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발표가 끝나고 취재진이 질문을 쏟아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응하지 않고 20여분만에 브리핑룸을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회견에서도 “어느 행정부가 될지 누가 알겠느냐. 나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 패배를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처음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선거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때도 취재진 질문은 받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결과에 불복하면서 공개 활동을 거의 하지 않은 채 백악관에서 두문불출했으나 이날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백악관 브리핑룸 회견도 했다.

대선불복 행보를 이어가는 와중에 대통령으로서의 존재감을 환기하는 한편 국정에 소홀하다는 비판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약값 인하 정책을 통해 성과를 부각하려는 의도도 읽히는데 정책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브리핑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