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광폭 행보를 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당 일각에서 고령 리스크와 경쟁력 등의 이유로 대선 후보 교체 필요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정치권 일각 나오면서다.
다만 본인은 바이든 대통령에 도전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상태다.
‘민주당 주 대 공화당 주’ 간 대결이라는 콘셉트로 조지아주 알파레타에서 진행되는 이 토론은 뉴섬 주지사가 지난해 9월 제안한 것이 성사된 것이다.
당시 디샌티스 주지사가 텍사스주 불법 이민자 50명 안팎을 매사추세츠주의 부유층 거주지 마서스비니어드에 비행기로 이송한 것을 계기로 뉴섬 주지사는 이민 정책 등에 대한 토론을 요구했고 두 사람은 장외공방 끝에 올 8월 토론에 합의했다.
이 토론은 한때 ‘트럼프 대항마’로 불렸으나 최근 계속 고전하면서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어느 정도 역량을 보일지와 함께 뉴섬 주지사가 민주당 대선 주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기회라는 측면에서 미국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뉴섬 주지사는 이민, 낙태, 환경 등 진보적 어젠다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넘어 지난달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중국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하는 등 외교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행사 때 뉴섬 주지사에 대해 농담조로 “그는 정말 훌륭한 주지사”라면서 “사실 그는 그가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그는 내가 원하는 일자리(대통령)를 가질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뉴섬 주지사는 2024년 대선과 관련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지지하면서 바이든 정부의 성과를 방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고(mishap)’가 발생할 경우 그는 가장 확실한 대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보도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참모 정치평론가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이달 초 바이든 대통령이 경합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를 인용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재선 도전 포기 선언을 요구한 바 있다.
그는 그러면서 “민주당에 떠오를 준비가 돼 있는 지도자감들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뉴섬 주지사의 최근 행보를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존 페터만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은 지난 4일 “대선에 출마한 2명의 다른 민주당원이 있다”면서 “한 명은 미네소타주의 (딘 필립스) 하원의원이고 다른 한명은 캘리포니아 주지사지만 오직 한 명(하원의원)만 이를 발표할 용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뉴섬 주지사가 대외적으로는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도 사실상 이번 대선을 염두에 두고 비밀 행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라고 NBC 방송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