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8 Octobe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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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인수 미국기업 이그니오, 주소지에 ‘법적 실체’ 모호

이그니오 본사는 물론 CFO·자회사도 등록 주소가 전부 다른 곳

고려아연, “이그니오 대신 지주회사 페달포인트 명의로 임대”

고려아연이 반박하며 공개한 사진엔 이그니오 간판조차 없어

약속했던 임대계약서 대신 엉뚱한 IRS 주소 자료 공개해 의아

왜 매출있는 사업회사 대신 지주회사가 임대했는지 설명 안해

고려아연이 5,800억원대에 인수한 미국기업 이그니오 홀딩스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본사 주소 뉴욕 중심가 빌딩 ‘브로드웨이 140’에서 법적 실체가 모호하거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28일 뉴욕 주정부 등록 주소록에 따르면 이그니오 사업을 총괄하는 이그니오 홀딩스는 물론 자회사인 이그니오 IP, 이그니오 테크놀로지스, 이그니오 조지아, 이그니오 인터미디에이트, EvTerra 등 모든 자회사가 주소를 뉴욕 ‘브로드웨이 140’이 아닌 전 CEO의 개인사무실인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화이트플레인스시에 두고 있다.이그니오홀딩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근무지 역시 뉴욕시가 아닌 화이트플레인스시로 돼있다.고려아연은 본보의 전날 기사와 관련한 반박문에서 “해당 주소(브로드웨이 140빌딩)의 사무실은 이그니오의 모회사(이그니오 지분 100%보유) 페달포인트의 주소이고, 이그니오는 페달포인트 홀딩스와 오피스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페달포인트 사무실은 180평 규모로, 연 50만달러에 임대 계약이 맺어져 있다”면서 “페달포인트 직원은 4명, 이그니오 본사 직원은 15명, 자회사 EvTerra 120명의 직원이 근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매출을 발생시키는 사업회사인 이그니오의 명의가 아닌 지주회사 명의로 사무실을 임대했는지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또 근무 직원이 훨씬 많은 이그니오 대신 사업부문이 없는 페달포인트가 임대료를 내는 구조에 대해서도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특히 고려아연이 28일 공개한 반박 사진자료에 따르면 해당 주소지 사무실에는 ‘페달포인트’ 로고만 붙어있고 이그니오는 간판이나 로고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아연은 “이 사무실에 이그니오 직원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 따르면 이그니오 소속이라고 밝힌 직원 가운데 뉴욕시에서 근무하다고 명시한 직원은 10명 미만이었고 이들은 모두 미국인들이었다. 하지만 고려아연이 공개한 페달포인트 및 이그니오 사무실 사진 속에는 한인들만 찍혀 있어 연출된 사진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또한 고려아연이 페달포인트 사무실 180평을 연 50만달러에 임대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계약서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직책과 이름도 포함하지 않은 조각 문서여서 의혹을 더 크게 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공개한 파일 1개에는 2023년 1월 계약을 시작했다는 일자 표시만 있고 다른 파일에는 연도별 임대료가 나와있지만 실제 계약서인지는 불분명하다. 본보는 이 문서를 계약서에 명시된 임대업체와 임대대행업체 등에 보내 공식계약서 여부를 문의한 상태다.

더욱이 고려아연이 해당 빌딩이 이그니오의 주소라며 국세청(IRS) 주소변경  자료를 공개했는데 변경 일자가 2024년 1월 24일로 돼있다. 그렇다면 1년전인 2023년 1월 연 50만달러를 들여 계약한 180평이 넘는 해당 사무실에서 1년 동안은 4명의 페달포인트 직원들만 근무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이 ‘수상한 투자’라는 의혹이나 의심을 피하려면 이그니오와 페달포인트, EvTerra 등의 인건비 지출 규모 등 근거 자료들은 물론 이그니오에 대한 투자 금액이 적정했는지 평가한 실사 보고서 등을 공개하면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

고려아연이 임대 계약서라며 공개한 문서

 

고려아연이 공개한 사무실 사진. 이그니오 간판은 없고 방 하나에 페달포인트 로고가 붙어있다.
링크드인에 자신의 근무지를 메트로 뉴욕 지역이라고 밝힌 이그니오 직원 리스트.
고려아연이 공개한 페달포인트 및 이그니오 사무실 사진. 모두 한인으로 보이는 직원들만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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