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크라 정상 플로리다서 회담…영토 문제는 여전히 최대 쟁점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이 연말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대면 협상을 진행한 뒤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를 둘러싼 근본적인 이견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약 2시간30분간 회담을 가진 뒤 각각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 결과를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전쟁 종식을 향해 많은 진전을 이뤘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은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종전 합의 가능성과 관련해 “잘 풀리면 몇 주 안에 타결될 수 있다”며 현재 협상 진척도를 “95%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종전 협상의 최대 쟁점인 돈바스 지역 등 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결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도네츠크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돈바스 지역을 할양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하는 선에서 휴전을 원하고 있다. 미국은 양측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해 도네츠크 일부 지역에 비무장지대와 자유경제구역을 조성하는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핵심 쟁점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문제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함께 재가동을 위해 협조하고 있다”며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재건을 돕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에너지와 전기 공급을 포함한 재건 협력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20개 조항으로 구성된 평화안의 대부분을 논의했다”며 “군사적 차원의 안전보장에 대해서는 미국과 100%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유럽이 제공하는 대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이 “거의 합의 단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가 제시한 종전안에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 국가들이 나토 조약 5조에 준하는 집단안보 수준의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큰 역할을 맡게 될 것이며, 미국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유럽연합(EU)과 나토, 그리고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노르웨이·핀란드·폴란드 정상들과 통화해 회담 결과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