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사’…내달 1일 공식출범

주총서 참석 주주 찬성률 80.2%…”연말께 주주환원 방향성 공개”

임시 주주총회 개최한 SK이노베이션
임시 주주총회 개최한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 사업 분사가 16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의결됐다.

물적 분할된 배터리, 석유개발 신설 회사는 내달 1일부로 출범하는데, 업계에서는 SK배터리 신설회사가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상장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와 ‘SK E&P 주식회사(가칭)’의 물적 분할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조지아주 커머스에 건설된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배터리 공장은 향후 SK배터리 주식회사 소속이 된다.

2대 주주 국민연금이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며 분사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최대주주 SK와 기관 투자자들의 찬성으로 예상대로 무난히 통과됐다.

김준 총괄사장은 “각 사업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결정”이라며 “회사 분할을 계기로 각사에 특화된 독자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질적·양적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임시 주주총회
SK이노베이션 임시 주주총회

이날 분사안 의결로 배터리, 석유개발 신설회사는 내달 1일부로 각각 출범한다. 분할 방식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의 발행 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의 지분 100%를 갖게 된다.

SK배터리 주식회사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생산을 비롯해 전기차 배터리 서비스 사업, ESS(에너지 저장장치) 사업을 맡는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아직 신설회사의 사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회사는 특허청에 새 사명 후보로 거론되는 ‘SK 온(on)’과 ‘SK 배터러리(betterery)’, ‘SK 넥스트(next)’ 등 상표권을 출원한 상태다.

배터리 신설법인의 대표는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 사업을 총괄해온 지동섭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터리 신설법인 상장 계획에 대해 김준 사장은 “조급할 필요가 없고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때 기업공개를 추진할 것”이라며 “최소한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신설 법인인 SK E&P는 석유개발 생산·탐사 사업, 탄소 포집·저장(CCS) 사업을 수행한다. 현재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 사업을 총괄하는 명성 대표가 계속해서 신규 법인의 대표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주주 이익배당을 금전 외 주식과 기타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 안건도 97.9% 찬성률로 통과됐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물적분할 이후 주식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기존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조만간 주식 배당 등 방식으로 ‘주주 달래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준 사장은 “아직 올해 실적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올해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의 방향성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kcs@yna.co.kr

[그래픽]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분할 후 지배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