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 16일 배터리 부문 분할

임시주총 열고, 배터리·E&P 사업부문 물적분할 의결 예정

SK이노베이션이 오는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 분할안건과 정관 일부 개정안 의결에 나선다.

이번 배터리 사업 분할은 향후 추진할 기업공개(IPO)의 사전 단계로, SK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필요한 투자금 상당액을 증시상장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배터리사업 및 석유개발(E&P) 사업부문의 분할안건과 이익배당을 금전 외 주식으로 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관 변경안건을 상정한다.

분할 방식은 존속법인인 SK이노베이션이 이번에 분할해 신설하는 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SK는 오는 10월1일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와 ‘SK E&P 주식회사'(가칭)를 각각 출범시킬 계획이다.

시장의 관심은 성장 잠재력이 큰 배터리의 분사에 쏠린다. SK이노베이션이 기존 주주가 신설법인의 지분을 동일한 비율로 갖는 인적분할 대신, 물적분할을 택한 것은 향후 IPO를 통해 투자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하고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LG와 같은 절차를 밟는 것으로, 이제 막 성장 가도에 올라선 전기차 시장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투자금 확보가 주요 배터리 기업들의 공통된 과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장래사업경영계획 공정공시를 통해 향후 5년간 약 3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배터리에만 절반 이상인 18조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연평균 3조6000억원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7월 초 SK이노베이션은 ‘스토리데이’라는 명칭의 기업설명회를 열고 배터리 수주잔고가 ‘1테라와트+α'(130조원 이상)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전기차 1500만대 수준으로, SK이노베이션의 현재 배터리 연 생산능력이 40GWh, 연간 60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에 그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지속적인 설비투자가 불가피하다. SK는 향후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SK배터리는 상장을 통해 이를 위한 투자금을 확보하고, 모회사가 될 SK이노베이션도 구주매출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단, SK이노베이션 주주 입장에서는 배터리 사업의 분사 후 상장은 지분가치가 희석된다는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7월1일 분사 계획 발표 당일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전날 대비 8.8% 급락하기도 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지난 7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