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 운명은?

LG화학과의 소송전 최초 결과 이달 중 나와

현재로선 조기패소 유력…트럼프 ‘비토’ 기대

제2공장 투자발표도 ‘미국정부 환심용’ 분석

 

조지아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SK이노베이션이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인 CES에서 “조지아 공장이 2021년말 완공되고 2022년부터 최첨단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한다”고 전한 뒤 “이에 앞서 올해안에 미국내 제2공장 투자를 단행한다”고 뜻밖의 발표를 했다.

시장은 첫 공장이 완공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2공장 계획을 발표한 것 부터 상식적이지 않은데다 세부적인 투자계획도 없이 투자검토 사실 자체를 공개한 것이 석연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는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에 제기된 LG화학과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조직적이고 고의적으로 소송 전후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증거를 인멸하고 포렌식 명령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Default Judgement)로 소송을 빨리 종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ITC의 법률 담당 산하기관인 OUII(불공정수입조사국)은 의견서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증거 인멸 정도가 다른 사건에 비해 심하다”며 LG화학의 요청을 받아들이라고 권고했다. ITC는 이달 중 LG화학이 요청한 조기 패소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대로 LG화학이 승리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2가지가 있다. 우선 10월 최종판결이 내려진후 항소하는 방법과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비토)을 기대하는 것이다. 2가지 방법 모두 장기전으로 흐르게 돼 조지아 공장이 예정대로 가동하는데 지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대로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비토’가 더 확실한 해법이어서 미국 정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번 ‘2차 투자’ 발표가 나오게 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이미 연방 정부에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 일자리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압력성 청탁을 했고, 최근에는 주미 한국 특파원까지 주청사로 초청해 홍보전을 펼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 건설 현장/SK Innovatio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