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P, 이젠 대기업은 안돼”…신청 봉쇄

상장기업 승인받아 공정성 논란…재무부 “필요성 증명해야”

쉐이크쉑·루스 크리스 등 대기업 체인들 황급히 자금 토해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스몰비즈니스를 위한 대출 제도를 대기업이 이용하는 것을 사실상 제한하는 지침을 내놓았다.

이는 중소기업의 재정 지원과 고용 안정을 위해 마련한 대출안인 페이첵보호프로그램(PPP)이 정작 필요한 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23일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재무부는 이날 PPP 신청과 관련,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재무부는 지침에서 코로나19 부양책에 따른 자금 조달을 받으려면 해당 기업이 지원의 필요성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다른 선택지가 있는 대기업들의 중소기업 구제 프로그램 신청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재무부는 사업체가 대출에 필요한 인증 사항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대출이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사업 활동과 다른 자금원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특히 상당한 시장 가치가 있고 자본시장 접근성을 갖춘 상장 기업들은 이번 대출에 필요한 인증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런 기업은 SBA에 인증 근거를 제시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방 정부와 의회는 지난달 말 발효된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에서 중소기업 지원에 3500억 달러를 배정했지만, 신청이 몰려 대출 시행 2주도 안 돼 고갈됐다. 이에 추가 법안을 통해 3210억 달러를 긴급 지원키로 했다.

이는 직원 500명 이하인 소규모 사업체에 급여 지급을 위해 2년간 최대 1000만 달러의 무담보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대출 형식이지만 두 달간 급여, 임대료 등 지정된 지출에 쓰면 보조금으로 전환된다.

이 와중에 대기업이 대출을 신청, 상당액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고 신청 자격과 선정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산 16억 달러인 햄버거 체인 쉐이크쉑이 1000만달러를 받았고, 미국에 150개 지점을 둔 루스 크리스 스테이크 하우스도 2000만 달러를, 400여개 지점을 거느린 샌드위치 체인 팟벨리도 1000만 달러를 받았다. 쉐이크쉑은 비난여론에 곧바로 대출금을 반환키로 했다.

이번 프로그램으로 최대 금액을 대출받은 루스 크리스 스테이크 하우스 체인도 코로나 19 사태 휴업 기간 급여 지불로 충당하려던 2천만 달러를 즉시 토해내기로 했다.

또 뉴욕 페어포인트의 투자회사 매닝 앤드 네이피어도 이미 승인받은 670만 달러의 대출 계약을 즉시 해지했다고 말했다. 3월 31일 기준 총 170억 달러의 자금을 굴리는 이 회사는 두 자회사를 위해 새 규정에 따라 대출받았다.

매닝 앤드 네이피어 측은 M&T 뱅크 버팔로를 통해 받은 대출을 급여 지불과 렌트 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쉐이크쉑과 함께 초기 분할 대출을 받은 구라 스시 USA도 자금을 되돌려줬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중소기업을 위해 마련된 구제자금을 받은 기업들이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22일 경고한 바 있다.

<애틀랜타 K 제휴사 연합뉴스 제공>

Shake Shack의 한 매장/위키미디어 자료사진 Author Beyond My K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