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초대석] 청소년 중독예방 코야드 폴 임 총재

미국서 시작된 코야드 마약예방 캠페인, 한국과 세계로 확산

“한인 청소년 마약 문제 위험신호 넘어서 비상사태 수준까지”

3C 시스템, 미국 정부도 주목…중독예방 전문가 양성도 관심

폴 임 총재

“청소년 마약 문제는 지금 위험신호를 넘어서 비상사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한인 청소년들의 실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속내는 다른 어떤 문제보다 심각합니다”

글로벌 청소년 중독예방 단체인 코야드(COYAD, Council Of Youth Anti-Drug)의 폴 임(Paul Lim) 총재를 조지아주 스와니의 코야드 본부에서 만났다. 조지아주에서 시작돼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코야드의 청소년 마약중독 캠페인은 현재 한국과 아시아로도 영역을 넓혀 세계적 단체로 성장하고 있다.

임 총재는 지난 1992년 러시아 선교사로 사역하면서 학교 현장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약물 남용 예방교육 펼치는 한편 중독 진단을 받은 청소년과 성인들에게 치료 및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27년간 쌓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코야드를 설립한 임 총재는 “다음 세대가 먀약 등 약물의 유혹에 노출되기 전 그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코야드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바로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코야드는 현재 미국 조지아주와 아이오와주, 위스콘신주,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 등에서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발대식을 갖고 ‘코야드 코리아’를 출범시켰다. 코야드의 한국 캠페인은 전국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한국가족보건협회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

임 총재는 “한인 청소년들은 매일 학교와 학원을 오가지만 부모들은 자녀가 밖에서 뭘 하는지, 누구와 어울리는지 잘 모른다”면서 “자녀가 마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길게는 3~5년이 걸리기 때문에 이미 중독된 상태의 자녀를 보고 나중에 땅을 치며 후회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임 총재는 “그래서 사전 예방교육에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며 교육 뿐만 아니라 친구 관계를 바로 정립하고 과외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탄생한 것이 코야드의 독보적 교육체계인 ‘3C 시스템’이다. 캠프(Camp)와 캠페인(Campaign), 센터(Center)로 이뤄진 3C 시스템을 통해 동아리 활동과 과외 활동을 통한 관계 수립, 세미나 등 캠페인을 통한 교육효과 확대, 교육센터를 중심으로 한 예방 및 리더십 교육에 집중하는 것이다. 코야드는 동아리 활동과 자원봉사에 성실히 참여하는 청소년들에게 미국 대통령 자원봉사상을 직접 수여할 수 있는 자격도 갖고 있다.

안수를 받은 목회자인 임 총재는 사실 미국 이민 초기에는 성공한 사업가였다. 1981년 미국에 이민해 식당을 운영하며 사업에 성공했지만 교통사고를 계기로 선교사의 사명을 시작했고 러시아에서 사역을 시작했다. 여기서 만난 19살 여대생이 마약으로 고통받는 모습을 보며 평생 마약중독 예방에 헌신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미국에 다시 돌아온 임 총재는 미국의 마약 문제가 세계에서도 가장 심각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본격적인 캠페인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임 총재는 “마약은 중독자 개인은 물론 가정과 지역사회, 국가까지 파괴하는 무서운 힘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의 예산이 예방보다는 마약 거래상과 중독자 체포에만 쓰이고 있는 현실을 보고 예방 교육의 필요성을 실감했다”고 설명했다.

임 총재는 정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범법자들을 잡아들이는 것보다 예방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점을 알리고 설득에 나섰다. 현재 조지아주 지역 검찰과 공립학교 당국은 임 총재의 노력을 인정해 코야드가 검찰 관련 교육과 공립학교 현장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공식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또한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백악관 직속 마약통제국(ONDCP)과 보건부 산하에도 약물남용 및 정신보건국(SAMHSA)과 파트너십을 맺고 활동하고 있다.

그는 마약중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조기 예방 시스템’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마약에 유혹당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조기에 교육을 시작해 평생 마약을 하지 않고고도 좋은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맺고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코야드는 또한 어른들끼리 모여 세미나나 학술대회를 열 것이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동하며 예방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해 미국에서도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코야드의 3C 캠페인은 아시아 국가들로도 수출돼 현재 5개 국가가 코야드 시스템을 이용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코야드는 조만간 아시아 본부도 출범시켜 마약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권 국가들의 청소년 보호에 나설 계획이다.

임 총재는 “코야드의 교육시스템이 확장되면서 무엇보다 교육과 훈련을 담당할 교육자들의 양성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코야드는 이를 위해 지난 8월 21일부터 ‘코야드 인터내셔널 강사 양성 프로그램’ 교육을 시작했다. 오는 12월 27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이 교육을 이수하면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중독 예방 교육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된다. 임 총재는 “현직 유명 대학교수들이 구성한 커리큘럼으로 철저한 교육을 받기 때문에 양질의 교육자가 다수 배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 총재는 “펜타닐 등 값싼 유사 마약의 등장으로 청소년 마약문제는 몇 차원 더 심각해지며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악화하고 있다”면서 “베이핑(전자담배)와 펜타닐 등 신종 중독물질에 대응하기 위해 코야드도 더욱 빠르고 강력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의 전화 678-336-9373 이메일 coyad@coyad.org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