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도쿄올림픽 최악 시나리오 대비

연기-취소 관측 나와…예비금 9억달러 비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7월 개최 예정인 도쿄 올림픽이 연기 또는 취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IOC가 도쿄 올림픽 취소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8억9700만달러(약 1조890억원)의 예비금을 쌓아두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현역 IOC 위원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활동하고 있는 딕 파운드는 “이 예비금은 IOC에 자금을 의존하는 여러 국제 스포츠 협회들을 위한 안전망으로 설립됐다”며 “축구나 농구가 아니라 유도, 배구, 수구 같은 비인기 종목을 대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IOC는 광범위한 리스크 관리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 2001년 1억500만달러 규모의 예비금을 조성했다. 예비금 규모는 지난 2008년 4억2200만달러로 커졌으며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다시 배 이상 확대됐다.

파운드 위원은 “예비금은 상당한 규모이며, IOC가 올림픽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게 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파운드 위원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내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대회 준비기간 등을 감안할 때 “도쿄 올림픽을 아예 취소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운드 위원의 발언이 전해지자 일본 정부는 곧바로 IOC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면서 계속해서 올림픽 개최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26일 현재 일본 내에선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를 포함해 총 86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중 4명이 숨졌다.

IOC로서도 아무리 많은 예비금을 준비했다 하더라도 도쿄 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리는 걸 내심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IOC는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18년 평창 올림픽을 통해 무려 57억달러(약 6조9312억원)를 벌어들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중 73%가 전 세계 방송사에서 거둬들인 중계권료였다.

도쿄올림픽 로고/I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