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코로나 진단키트, 한국기업서 배우라”

3주만에 시약 개발한 바이오테크 업체 ‘씨젠’ 특집보도

테네시대 출신 천종윤 대표 결단+한국 정부 신속 승인

 

“어떻게 한국기업은 3주만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했을까?”

미국 CNN 방송이 코로나19 진단시약 생산업체인 ‘씨젠'(대표 천종윤)을 다룬 특집 뉴스를 12일 한국발로 보도해 관심을 끌고 있다.

방송은 천종윤 대표가 지난 1월 16일 연구팀에게 “코로나바이러스 진단시약 개발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때는 아직 중국에 코로나19이 창궐하지 않은 시기였고 한국 첫 감염자가 나오기 4일전이었다.

천 대표는 “누구도 우리에게 부탁한 적이 없지만 분자 진단 바이오테크 업체로서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2개월 동안 한국은 78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나왔고 일부에서는 이러한 대량 확진 판정이 진보된 검사키트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 정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118개 검사소에서 진단이 이뤄지고 있으며 검사를 받은 사람만 23만명이 넘는다. 특히 차에서 내리지 않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는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천 대표가 코로나바이러스 진단시약 개발을 지시한지 8일만인 1월24일 연구팀은 진단키트를 위해 필요한 원료를 주문했고 2월5일에는 개발된 진단키트로 시범 검사가 이뤄졌다. 천 대표는 “연구소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시스템을 이용한 덕분”이라며 “이 슈퍼 컴퓨터가 없었다면 2~3달이 걸렸을 일”이라고 설명했다.

시약 개발은 이뤄졌지만 가장 큰 장벽은 보건당국의 승인이었다. 보통 1년6개월 이상이 걸리는 한국 당국의 시약 승인 과정이 씨젠의 진단시약에는 단 1주일만이 소요됐다. 이대훈 연구팀장은 “한국 질 병관리본부(KCDC)가 이렇게 빨리 진단 키트에 대한 승인을 내준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씨젠의 진단키트는 2월12일 승인을 받았고 이때부터 한국의 확진자는 숨가쁘게 급증하기 시작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천 대표는 대통령의 담화가 나온 날 395명의 직원들에게 “기존의 모든 프로젝트를 내려놓고 코로나19 진단 키트 생산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씨젠은 50여개의 진단 시약을 생산중이었지만 이날부터 2주간 코로나19 키트에만 매달렸다. 생산직원은 물론 박사급 연구원들까지도 생산라인에서 포장을 해야할 정도였다.

현재 한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업체는 씨젠을 비롯해 4곳 뿐이다. 씨젠의 제품은 이탈리아와 독일 등 전세계 30개국의 주문을 받고 있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주당 1만개 가량의 키트를 생산하고 있다. 씨젠의 제품 1키트로는 100명을 검사할 수 있으며 검사 비용도 1인당 20달러 미만이다.

천 대표는 미국 등 국가의 진단검사 속도가 느린 이유에 대해 나름대로의 설명을 제공했다. 건국대 농대를 졸업하고 미국 테네시대학교에서 분자생물학 석박사를 받은 그는 “한국은 채취된 샘플을 한꺼번에 로봇 기기로 자동 분석하는 반면 미국 등에서는 여전히 과학자가 일일히 수작업을 통해 결과를 판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 연구소에서는 94명의 샘플을 진단하는데 단 4시간 정도만이 소요되고 있다.

씨젠 본사/CNN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