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해외 식품 생산역량을 확대하며 ‘K-푸드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낸다.
CJ제일제당은 8000억원을 투자해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신규 공장을 구축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를 통해 신성장 전략 지역인 유럽의 사업을 대형화하고 핵심 국가인 미국에서는 시장 지위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은 유럽 K-푸드 신공장 부지를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에 확정하고 설계에 들어갔다.
CJ제일제당이 유럽에 생산공장을 자체적으로 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 공장을 통해 연간 30% 이상 성장하는 유럽 만두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향후 헝가리를 거점으로 인근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중·동부 유럽과 발칸반도 지역으로 진출해 유럽 사업을 본격적으로 대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헝가리 정부로부터 공장 건설에 필요한 지원을 확보하고 전날 현지에서 헝가리 투자청(HIPA)과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냉동식품 자회사인 슈완스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이 공장은 축구장 80개 넓이(57만5000㎡) 부지에 건설된다.
초기 투자 금액은 약 7000억원 규모다.
공장이 완공되면 찐만두·에그롤 생산라인과 폐수처리 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로, 미국 중부 생산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미 중부에 있는 사우스다코타는 도로·항공 인프라가 우수하며 주 정부가 기업 활동에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어 생산거점으로 최적의 입지를 갖췄다.
CJ제일제당은 사우스다코타 공장을 앞세워 비비고의 미국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만두시장 1위(점유율 42%)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비비고 만두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미국 B2C 만두 시장 전체의 성장률(15%)보다 두배 이상 높은 33%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만큼 생산력 증대를 통해 초격차 경쟁력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약 1조원 규모의 현지 롤 시장에서도 판매량을 늘려 ‘미국 아시안 푸드 1등 기업’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할 방침이다.
지난 13일에는 공장 부지에서 박민석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과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이 열렸다.
박 대표는 “이번 투자는 미국에서 증가하는 K-푸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생산역량 증대에 나선 것은 성장성이 높은 글로벌 식품 사업에 더욱 힘을 싣기 위해서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 사업 매출은 2019년 3조1540억 원에서 지난해 5조3861억 원으로 4년간 7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식품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9%에서 48%로 늘었다.
이 중 유럽은 올해 3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40% 증가하는 등 CJ제일제당 ‘K-푸드 글로벌 영토 확장’의 전략 지역이며, 미국은 해외 식품 사업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래를 위한 선제적인 생산역량 투자를 통해 K-푸드의 글로벌 확산에 앞장서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확장을 위한 해외 현지 생산시설을 꾸준히 늘려 왔다.
미국에서는 2019년 인수한 슈완스 공장을 포함해 모두 20개의 식품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2018년 독일 냉동식품 기업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하며 첫 생산기지를 확보했고 올해 5월에는 프랑스와 헝가리에 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2022년에는 C2C(해외에서 생산해 해외 수출) 방식을 처음 적용한 베트남 키즈나 공장을 준공했고, 최근 호주에서도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시설을 확보해 만두와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