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선전화 시대 끝나나

FCC, AT&T ‘유선전화→무선전화’ 전환 허용

미국 최대 통신사 중 하나인 AT&T가 기존 구리선 유선전화를 무선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연방통신위원회(FCC)의 허가를 받았다.

2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AT&T는 이번 결정에 대해 “네트워크 현대화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라며, 이를 통해 해당 지역의 구리선 기반 전화 가입자들에게 새 무선 서비스(AP-A)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허가는 오클라호마주 일부 지역에 한정되지만, 신기술에 대한 미국 정부의 신뢰를 보여주는 사례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향후 더 많은 지역으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AT&T가 약 1년 6개월 전 도입한 이 기술은, 인터넷 공유기와 비슷한 모양의 소형 무선 수신기를 집전화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무선통신망을 활용하지만, 인터넷을 통해서도 통화가 가능하다. 주택 보안 시스템이나 의료경보 시스템과 호환되는 것은 물론, 긴급 전화 시 정확한 위치 확인 기능도 지원한다.

앞서 AT&T는 이달 초 투자자 대상 행사에서 “2029년까지 구리선 기반 네트워크 대부분을 폐쇄할 방침이며, 이를 위해서는 FCC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상공회의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미국 내에서는 여전히 7000만 명 가까운 인구가 유선전화를 사용 중이다. AT&T의 구리선은 21개 주 8천800만 개 거점에 연결돼 있고, 매년 유지 보수에 60억달러(약 8조7000억원)가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래된 구리선은 절도나 홍수 등의 피해에 취약하고, 노후 부품 교체도 어려워 유지 비용이 계속 상승해왔다. 영국 업체 TXO 추산에 따르면, 통신사들이 이처럼 구리선을 차츰 철거하면 향후 10년간 80만 톤에 달하는 구리를 회수할 수 있는데, 이는 약 70억달러(약 10조2000억원)에 상당하는 가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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