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32% “자녀 독감 백신 안맞힐 것”

트윈데믹 경고 불구 “부작용 우려, 예방효과 없어”

미국 부모 3명 중 1명이 자녀에게 독감 백신 접종을 시키지 않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작용이 우려되고 독감을 맞아도 예방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28일 CNN방송에 따르면 여론조사 기관 ‘전미어린이건강여론조사'(National Poll on Children’s Health·NPCH)는 지난달 만 2~18세 자녀가 있는 성인 19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녀가 올해 독감 백신을 맞을 가능성 낮다”는 응답이 전체의 32%라고 밝혔다.

그 이유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답변이 42%로 가장 많았고, ‘백신이 필요하지 않다'(40%), ‘백신의 효과가 없다'(32%),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이 독감에 걸릴 확률이 낮다(14%) ‘자녀가 바늘을 두려워하거나 백신 접종을 원치 않는다'(9%) 등 순이었다.

‘올해 독감 백신을 맞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4%만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거의 비슷하다’는 응답은 58%, ‘덜 중요하다’는 8%였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미국 미시건대 찰스 스튜어트 모트 어린이 병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독감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많지만, 백신은 독감의 심각한 영향과 전파 위험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어책”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은 그러면서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발생하면, 의료 시스템을 압도하고 진단검사 용량이 제한되며 두 호흡기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에선 매년 5세 이하 영유아 7000~2만6000명이 독감으로 입원해 이 중 수백명이 사망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9~2020년 독감 시즌 188명의 어린이 독감 사망자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되지 않은 사망자를 포함시켜 모델링한 결과 600명 넘게 사망한 것으로 CDC는 추산했다.

CDC는 또 “5세 미만, 특히 2세 미만 아동이 독감에 걸리면 뇌가 붓는 뇌변증이나 탈수증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팬데믹 기간 모든 연령대가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최고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도 지난 22일 CNN 주최 강연에서 “늦어도 10월 말까진 독감 백신을 맞아야 한다”며 가능하면 지금 당장 맞을 것을 당부했다.

독감 백신 접종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