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일본대사관 차량돌진후 분신 사망

빌린 지인 차량에 불 붙여…유서는 발견되지 않아

유족 “고인의 장인 강제징용 피해자” 경찰에 진술

1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일본대사관이 입주해 있는 건물 현관 앞에서 탑승 차량에 불을 붙여 분신을 시도한 70대 남성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날 새벽 일본대사관 앞에서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된 김모씨(78)가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낮 12시57분쯤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새벽 3시24분쯤 카니발 차량에 휘발유와 부탄가스 등 인화성물질을 싣고 일본대사관이 입주해 있는 서울 중구 트윈트리빌딩 앞 인도에 도착한 뒤 라이터를 이용해 분신을 시도했다.

김씨는 인근에 있던 경찰이 폭발음을 듣고 119에 신고해 현장에서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씨는 구조 당시 가슴과 팔, 얼굴 등 상반신에 2도 화상을 입었으며, 의식이 없는 상태로 파악됐다.

경찰은 “김씨의 가족과 지인, 차량 블랙박스 등을 조사한 결과 전날 지인으로부터 차량을 빌려 이날 새벽 이곳까지 온 것으로 확인했다”며 “(차량을 빌려준) 지인에게 일본에 대한 반감으로 범행한다는 취지로 통화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가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김씨의 장인이 강제징용 피해자라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경찰은 김씨가 범행 전 지인과 한 통화와 관련해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과는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김씨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관계인 추가 조사 및 휴대폰 포렌식 등으로 정확한 범행동기 등 계속 수사 예정”이라고 말했다.

19일 새벽 3시 24분쯤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승합차에서 불이나 70대 남성 1명이 크게 다쳤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남성은 일본대사관이 입주한 건물 앞 인도에 부탄가스와 휘발유 등 인화성 물질을 실은 승합차를 세운 뒤, 차 안에서 불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소방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