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부부 “의료비 부담 때문에” 자살 선택

 

시애틀 인근 77세 남편, 투병 부인 살해한 뒤 총격 자살

경찰에 예고전화 걸어…유서에 “의료비 부담 못견디겠다”

시애틀 인근 워싱턴주 왓콤카운티 70대 노부부가 의료비 부담 때문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왓콤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8시 23분께 벨링햄에서 멀지 않은 펀데일 인근에 거주하는 77세 남성이 911에 전화를 걸어 “셰리프 대원들에게 유서를 남겨 뒀으며 자살할 것”이라며 “우리의 시신은 침실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911대원은 경찰을 즉각 해당 주소지로 배치한 뒤 대화를 지속하기 위해 회유했지만 노인은 결국 전화를 끊었다.

현장에 도착한 셰리프 대원들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집안으로 진입하지 않고 1시간가량 집 밖에서 대치하던 중 카메라가 장착된 로봇을 집 안으로 진입시킨 끝에 생존자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내부로 들어가 침실에서 2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집안에는 70대 여성이 한 발의 총상을 입은 채 침대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고 바로 옆에 남편이 한발의 총상을 입고 숨져 있었다.

이 노인이 남긴 유서에는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는 부인의 고질병에다 더이상 갚아 나갈 수 없는 의료비 때문에 부인을 죽이고 나도 죽기로 결정했다”고 적혀 있었다.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이 노인이 의료비 부담 등으로 부인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미국에선 65세 이상 노인에게 메디케어 등의 혜택이 있지만 혜택도 제한적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왓콤카운티 셰리프국 빌 엘포 국장은 “노부부가 처해 있던 불안한 상황에서 살인-자살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 매우 슬픈 참극”이라며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기 전 911에 전화를 건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슬퍼했다./SeattleN.com

시애틀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