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보] 총격 용의자, “내일은 학교가 재밌을거야”

16세 나다니엘 버하우, 학교서 총기난사해 2명 사망

본인도 중태…범행 전날 인스타그램 통해 총격 예고

일본인 어머니 둔 아시아계 소년, 16세 생일에 범행

알코올 중독 아버지 2년전 사망…집안에 총기 많아

 

나다니엘 버하우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북부 샌타클라리타 지역 한 고등학교에서 14일 오전 총격 사건이 발생해 학생 최소 2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

용의자인 16세 소년도 자신의 머리에 직접 쏜 총을 쏴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용의자 소년의 생일이었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0분쯤 샌타클라리타에 있는 소거스(Saugus) 고등학교에서 아시아계 남학생이 5명의 학생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현지 경찰은 기자들에게 “현장에서 입수한 영상에는 용의자가 5명에게 총을 쏘기 전에 배낭에서 45구경 권총을 꺼내는 모습이 선명하게 담겨 있다”면서 숨진 학생들은 16세 소녀와 14세 소년이며 부상당한 14,15세 소녀와 14세 소년의 경우 위독한 상태는 아니라고 전했다. 총격에 대한 특별한 동기나 이념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오후 용의자가 16세의 이 학교 10학년생 나다니엘 버하우(Nathaniel Berhow)라고 밝혔다. 버하우는 백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부모는 2016년 이혼했다. 버하우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017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버하우의 어머니(55)는 일본에서 태어났으며 지난 1992년 결혼해 딸(21)과 아들인 버하우를 낳았다. 버하우의 아버지는 헬스케어 업체인 카이저 퍼마넌티의 엔지니어였으며 어머니는 현재 LA카운티의 직원연금협회(ERA)에서 일하고 있다.

친구들은  버하우에 대해 “매우 조용했으며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고 전했으며, 이웃들은 “알코올 문제를 갖고 있는 버하우의 아버지는 열렬한 사냥광으로 집에서 직접 총알을 제조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버하우는 범행 전날인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일은 소거스 고등학교가 재미있을거야(Saugus have fun at school tomorrow)”라는 포스팅을 올려 사실상 범행을 예고했다.

무기는 현장에서 바로 회수됐는데 더 이상의 탄환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CBS는 “총격 사건이 일어났을 때 수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어 캠퍼스가 완전히 꽉 찬 것은 아니었다”고도 전했다.

이번 사건은 올들어 미국 학교에서 벌어진 7번째 총격 사건이다. WP는 1999년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23만3000명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총기와 관련한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응급구조팀이 총에 맞은 한 학생을 살펴보고 있다. /KTLA-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