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치 구멍으로 물과 음식 전달”

해안경비대가 밝힌 ‘구조기’

“무더운 날씨 탓 선체 내부 섭씨 50도까지 치솟아”

“생존신호음이 모든 것 바꿔…이젠 환경보호 주력”

 

9일 조지아주 동부 해안에서 전도된 자동차운반선 골든레이호에 갇힌 한국인 선원 4명을 전원 구조하기까지 미 해안경비대(USCG)에게 주어진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사고 당일에는 선체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 데 시간을 보냈고, 다음 날에야 본격적인 구조 활동에 나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실종된 한국인 4명의 행방과 생사 여부가 모두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CNN과 CBS뉴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USCG는 이날 오전부터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구조대를 사고 현장에 투입했다. 구조대는 우선 선원들이 고립된 장소로 추정된 기관실을 중심으로 접근을 시도했다. 좌현으로 전도된 선박 밑부분이 주된 작업 대상이었다.

USCG는 본격적인 구조 작업에 앞서 선체 안에서 무언가 두들기는 소리가 난 점을 미뤄 선원들이 내부에 머물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다.

이 덕분에 선원들의 생존 사실을 확인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USCG는 구조작업 개시 수시간 만에 한국인 선원 4명의 생존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선체 내부로 진입하는 일은 또다른 문제였다. USCG 소속 루크 클레이턴 일병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선체 내 복잡한 설비구조와 방수문 등 때문에 진입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인 선원과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있었다.

이들 선원 4명은 모두 선박의 선미 쪽 프로펠러 샤프트 룸에 고립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USCG의 존 리드 구조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구조팀이 우선 3인치 구멍을 뚫어 선원들에게 식수와 음식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구멍의 깊이만 2~3피트(60~120cm)에 달했다.

또한 당시 무덥고 습한 날씨 탓에 선체 내부 온도가 섭씨 50도까지 치솟았다고 존 리드 대장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신선한 외부 공기를 선체 내부에 주입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USCG는 이러한 노력 끝에 우선 선원 3명을 선체 밖으로 빼냈고, 뒤이어 마지막으로 남은 선원 1명도 모두 구조했다. USCG가 트위터를 통해 구조완료 소식을 알린 시점은 전날 새벽 사고 신고를 접수한 때로부터 40시간이 흐르고 난 이후였다.

존 리드 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앞서 구조된 선원 3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상대적으로 좋은 상태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구조된 선원 1명도 스스로 걸을 수 있을 만큼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러면서 “사람들이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USCG는 “이제 우리 임무는 환경보호로 전환됐다”며 이른 시일 내에 선체를 인양하겠다고 밝혔다.

 

해안경비대(USCG)가 10일 오전(한국 시간) 미국 동부 해안에서 전도된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운반선 골든레이호 안에 갇혀 있던 마지막 한국인 선원을 구조해 인도하고 있다. 이로써 갇혀있던 한국인 선원 4명은 모두 구조됐다.(미 해안경비대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