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02, 또는 ‘그라운드호그 데이’

지난 2일 909년만의 ‘회문일’…미국선 봄 알리는 ‘경칩’

NWS 트위터

“거꾸로 읽어도 20200202”

909년만에 돌아오는 ‘회문일(palindrome day)’인 지난 2일 전세계 소셜 미디어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회문일은 거꾸로 읽어도 같은 숫자가 되는 날로 지난 1111년 11월11일 이후 909년만에 처음 돌아오는 희귀한 것이어서 큰 화제가 됐다.

미국 기상청(NWS) 등에 따르면 다음 회문일은 101년 후인 2121년 12월12일이 되기 때문에 2일이 생애 마지막 회문일이라며 들뜬 분위기를 마케팅에 이용하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월과 일을 연도앞에 쓰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는 열기가 덜했다는 평가다.

대신 미국은 2월2일은 봄을 알리는 미국판 ‘경칩’에 해당하는 ‘그라운드호그 데이’다. 미국 마못인 그라운드 호그는 겨울잠을 자는 설치류로 ‘그라운드 호그 데이’는 이들이 겨울잠서 깨어나오는 것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이때 그라운드 호그가 굴밖으로 나오며 자신의 그림자를 바라보면 봄이 늦게 오고, 안 보면 따스한 봄날이 일찍 온다는 통설이 있다. 특히 펜실베니아주 펑추니아는 이러한 통설을 이용해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작은 촌락이던 펑추니아는 그라운드 호그 데이를 지역사회 축제로 만들며 매년 행사때 전국서 관광객들이 몰리는 유명지가 됐다. 이날 쪽집게 기상통보관 펑수터니 그라운드 호그 ‘필’은 그림자를 안 보며 올해 이른 봄을 알려 ‘제134회 그라운드 호그 데이’에 참석한 관중들의 환호를 유도했다.

펑추니아 그라운드 호그 데이는 영화 ‘사랑의 블랙홀(원제: Groundhog Day)’의 소재가 되기도 했으며 영화 주인공 빌 머리는 2일 열린 슈퍼볼에서 방영된 ‘지프(Jeep)’광고에서 이를 코믹하게 재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