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제유가 ‘잔인한 조정’ 예고

미국 셰일 채굴 등 둘러싸고 불확실성 짙어

CNBC “올초 유가 상당한 조정국면 가능성”

 

미국 원유 생산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올해 국제유가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원유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CNBC가 인용한 원유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유가가 “잔인한 조정(vicious corrections)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 컨설팅 업체 매크로어드바저리의 크리스 위퍼 시니어 파트너는 이날 ‘스쿼크박스 유럽’에 출연해 올해 유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세 가지 중요한 변수들이 있다고 말했다.

먼저 두 가지 변수는 전 세계 원유 수요가 얼마나 늘어날지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가 얼마나 지켜질지다. OPEC과 러시아를 비롯한 비OPEC 산유국들(OPEC 플러스)은 이달 1일부터 1일평균 50만배럴을 추가로 감산하기로 했다. OPEC 플러스의 산유국들이 이전 1일평균 감산량 120만배럴에 더해서 추가 감산합의를 이행할지는 미지수다. 또 OPEC이 감산하는 사이 미국이 얼마나 셰일 생산을 늘릴지가 세 번째 변수다.

위퍼 시니어 파트너는 “올해 (원유시장에서) 가장 큰 불확실성은 미국 셰일 업체들이 지난 7~8년처럼 계속해서 추가로 생산을 늘릴 수 있을지 여부”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원유 생산은 1일평균 11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 증가분 160만배럴보다는 줄어드는 것이다.

IEA의 전망대로라면 OPEC+가 추가 감산을 합의대로 이행할 경우 유가는 배럴당 60~70달러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위퍼 파트너는 예상했다. 그렇지만 미국의 셰일 생산 성장세는 이미 정점을 지났다는 것이 위퍼 파트너 등 전문가들의 분석. 미국이 혁신적 기법으로 지난 7~8년 동안 셰일을 이미 최대로 생산해냈기 때문에 더 이상 생산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미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미국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일평균 1266만배럴로 10년 동안 생산량은 두 배 이상 늘었다.

따라서 런던 소재 PVM원유협회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몇 개월 안에 잔인한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당한 상승세가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OPEC이 ‘스윙프로듀서’라는 역할을 계속해서 이행한다면 수급이 더 빡빡해질 수 있다(결과적으로 조정이 더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고 덧붙였다. 스윙프로듀서란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자체적인 생산량 조절을 통해 전체 수급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산유국을 의미한다.

원유 채굴 현장/자료사진 (Erik Christen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