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스포츠 10대뉴스] 류현진·손흥민…우즈…호날두

2019년에도 스포츠계는 다사다난했다. 류현진과 손흥민은 각자의 무대에서 대기록을 쏟아내며 국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지난 여름 한국에서 처음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다이빙의 김수지가 사상 첫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가 됐고 국내 프로스포츠에서도 각본 없는 드라마가 연출됐다.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기만행위는 팬들의 분노를 자아냈고 몰락했던 타이거 우즈의 재기는 감동적이었다. 숨 가쁘게 달려온 2019년 굵직했던 스포츠계 소식을 되돌아봤다. /편집자주

◇ ERA 1위·사이영상 2위 류현진…메이저 최정상급 투수로 우뚝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의 2019년은 완벽했다. 개막전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한 류현진은 여름까지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올스타전 선발자리까지 꿰찼다. 후반기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한 류현진은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타이틀 홀더가 됐다.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 투표에서 내셔널리그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타이틀 홀더, 사이영상 득표 2위 등은 한국인 최초의 기록이다.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에게는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결국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총액 8000만달러(약 932억원) 계약에 합의, FA 대박을 터트렸다. 류현진의 토론토와의 계약은 총액 기준으로 추신수(7년 1억3000만달러)에 이어 한국인 역대 2위 기록이다. 투수로는 박찬호(5년 6500만달러)를 넘어서는 최고 금액이다.

◇ 차붐 넘은 손흥민…이제는 월드클래스

2019년 11월7일 손흥민은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2019-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B조 조별리그에서 2골을 몰아치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골은 손흥민의 유럽무대 통산 122, 123호 골이었다. 이로써 손흥민은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골(121골)을 넘어섰다.

손흥민의 질주는 현재 진행형이다.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손흥민은 5골을 터트리면서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 8일 번리와의 EPL 16라운드 경기에서는 무려 70m 이상의 거리를 단독 질주 끝에 ‘원더골’을 터트려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2019년에만 3번의 레드카드를 받은 것은 옥에 티다. 손흥민은 11월초 에버턴전, 앞선 23일 첼시전에서 보복성 파울 등으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지난 5월 본머스전에서도 레드카드로 퇴장 당했다. 퇴장으로 2019년 일정은 마무리됐지만 2020년 다시 비상할 손흥민의 활약에 시선이 집중된다.

◇ 마스터스 우승·PGA투어 최다승 타이…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부상과 성추문 등으로 몰락한 타이거 우즈(미국)가 다시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르는 것은 불가능해보였다. 하지만 우즈는 달랐다. 지난 4월 개인 통산 5번째 마스터스 우승을 달성, 2008년 US오픈 이후 무려 11년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을 추가했다.

우즈의 경기력은 지난해부터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먼저 2018년 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부활을 알렸다. 약 5년 만에 우승트로피를 추가하자 그를 향한 기대감은 점점 높아졌고 마스터스 우승으로 정점을 찍었다.

우즈의 2019년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10월말 일본에서 열린 조조 챔피언십에서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를 제치고 PGA투어 통산 82번째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우즈는 샘 스니드(미국)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PGA투어 통산 최다승 타이 기록이라는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 프로야구 두산·프로축구 전북 극적인 뒤집기 우승

올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에서는 정규시즌 마지막 날에야 우승팀이 가려졌다.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와 전북 현대는 모두 극적인 뒤집기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2019시즌을 앞두고 안방마님 양의지를 잃은 두산은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보여줬다. 8월까지 SK 와이번스에 무려 9경기 차로 뒤졌지만 두산의 뒷심이 무서웠다. 결국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한 두산이 SK를 제치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도 키움 히어로즈에 4연승을 거두면서 2019년 프로야구 정상에 등극했다.

프로축구 전북은 막판까지 울산 현대에 승점 3점 차로 뒤지다 K리그1 마지막 경기에서 뒤집기에 성공했다. 전북은 최종전에서 강원FC를 1-0으로 이겼고 같은 날 울산은 포항에 1-4로 졌다. 전북은 승점에서 동률을 이루고 다득점에서 울산을 1골 차로 따돌려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전북은 최근 11시즌 동안 무려 7번 정상 오르면서 K리그의 절대강자임을 증명해냈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을 마친 이강인이 준우승 메달을 목에 걸고 그라운드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한국 U-20 월드컵 준우승 쾌거

정정용 감독이 이끈 축구 U-20 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다채로운 전술로 상대팀을 공략한 정정용호의 활약에 축구팬들은 열광했다.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에 1-3으로 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으나 한국 남자축구가 FIFA 주관 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것은 U-20 대표팀이 사상 처음이었다.

막내 이강인은 한국이 준우승을 차지하기까지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막내임에도 에이스이자 리더의 역할을 한 이강인은 2골 4도움을 기록, 대회 MVP격인 ‘골든볼’을 수상했다. 만 18세의 나이로 이 대회에서 골든볼을 수상한 것은 리오넬 메시(2005년 대회) 이후 이강인이 최초다.

◇ 2019년에도 이어진 박항서 매직…베트남 60년 만에 SEA 게임 정상

박항서 매직은 2019년에도 이어졌다. 박항서 감독의 지도하에 베트남 축구는 각종 대회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지난 1월 아시안컵 8강 진출을 이룬 것이 시작이었다. 올해 이어진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선 3승2무무패로 G조 1위를 질주, 최종예선 진출 까지도 유력한 상황이다.

12월 초에는 2019 동남아시안(SEA)게임에서 60년 만에 정상에 오르는 금자탑을 쌓았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올림픽과도 같은 SEA게임 남자축구 결승에서 베트남은 인도네시아를 3-0으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 ‘세계1위·타이틀 싹쓸이’ LPGA 정복 고진영…임성재 PGA 신인왕

고진영(24·하이트진로)은 2019년 세계 최고의 여자 골프 선수에 등극했다. 지난 3월 뱅크오브호프파운더스컵을 시작으로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을 석권했다. 7월에는 에비앙 챔피언십 정상에 섰고 캐나다여자오픈까지 우승했다.

세계랭킹 1위로 시즌을 마친 고진영은 올해의 선수상, 아니카 메이저 어워드,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 상금왕 등 주요 타이틀을 독식했다. 한국 선수가 한 시즌 동안 올해의 선수상, 베어트로피, 상금왕을 모두 석권한 것은 고진영이 처음이다.

남자 골프에서는 임성재(21·CJ대한통운)의 활약이 돋보였다. 2부 투어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임성재는 2018-19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데뷔했다. 비록 우승은 없었지만 총 35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7번 이름을 올렸다. 루키로는 유일하게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하기도 했다. 이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임성재는 아시아 국적 선수 최초로 PGA신인왕에 등극했다.

대한민국 김수지가 13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에서 열린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에 출전, 동메달을 획득하고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최…김수지 첫 다이빙 메달

2019년 7월 전 세계 수영인들의 시선이 광주에 집중됐다. 한국은 처음으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개최하며 동·하계 올림픽, FIFA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국제 5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개최한 국가가 됐다.

차세대 수영 황제 카엘렙 드레셀(미국)은 6관왕에 등극, 대회 MVP에 선정됐다. 중국의 수영스타 쑨양은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수차례 도핑 논란에 얽힌 그를 바라보는 동료 선수들의 시선은 차가왔다. 일부 선수들은 쑨양과 함께 시상대에 오르기를 거부하기도 했다.

불모지와 같던 한국 다이빙도 안방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을 통해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수지(21)는 여자 1m 스프링보드에서 3위에 올라 한국 다이빙 최초로 세계선수권 메달을 따냈다. 우하람(21)은 3m 스프링보드, 10m 플랫폼 등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한국 여자 수구대표팀의 역사적인 첫 세계선수권 도전도 인상적이었다.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급하게 꾸려진 여자 대표팀은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지만 매 경기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많은 감동을 선사했다. 남자 수구 대표팀도 15~16위에서 뉴질랜드를 잡고 세계선수권 사상 첫 승을 달성했다.

◇ 김경문호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 확보…프리미어12는 준우승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준우승을 차지,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확보했다. 이에따라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열리는 올림픽 야구에서 한국은 대회 2연패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호주, 캐나다, 쿠바 등과 고척돔에서 예선 라운드를 치렀다. 3전 전승으로 슈퍼라운드에 올라간 한국은 미국을 잡은 뒤 대만에 패했지만 멕시코를 꺾고 결승에 오르면서 올림픽 출전 티켓까지 획득했다. 그러나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와 결승에서 일본에 2연패를 당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대국민 사기극 ‘노쇼’ 논란

세계 축구 최고의 슈퍼스타 중 한 명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2019년 한국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지난 7월26일 열린 팀 K리그와 이탈리아 세리에A의 명문 유벤투스와의 경기에서 호날두는 단 1분도 뛰지 않았다. 계약서 상 ‘최소 45분 이상 뛴다’는 조항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벤치만 지켰다.

더욱이 유벤투스는 경기장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경기가 1시간 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또한 경기 후에도 호날두가 출전하지 못한 것에 대해 형식적인 사과도 없이 한국을 떠났다. 분노한 축구 팬들은 경기장에서 호날두의 라이벌 메시를 연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