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 한국입국 이렇게 달라집니다”

‘자가진단 앱’ 설치해 입국후 14일간 매일 결과 제출해야

특별입국 확대 첫날…다닥다닥 대기줄·안내 미흡 ‘불만’

“줄간격 안내 없어” 우려에 “노약자 별도 안내” 당부도

“입국 심사전에 휴대폰 준비하고, 모바일 자가진단 앱도 설치하세요”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 대책으로 19일부터 전 세계 모든 입국자에 대한 특별입국절차 확대를 시행한 가운데, 이날 오전 미국에서 입국해 이 절차를 처음 경험한 입국자 상당수는 다소 불만을 드러냈다.

동선 관리가 허술해 입국절차 진행 전부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현장 지원인력들이 주요 업무를 숙지하지 않아 혼선이 빚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오전 4시2분, 미국 로스엔젤레스(LA) 출발한 대한항공·델타항공 항공편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했다. 해당 항공편 탑승객들은 영미권발 입국자 중 확대시행된 특별입국절차 첫 대상이다. 이날 입국한 대부분은 LA에 거주해온 교민이나 업무차 미국을 방문했던 우리 국민들이다. 이들은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하나같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한 입국자가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을 들고 있다. © 뉴스1

가장 먼저 입국장에서 빠져나온 것은 백현석씨(43)다. 백씨는 “특별입국절차는 5분 내외로,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고 간소했다”고 했다.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그는 짐도 간소했던 탓에 비행기 하차부터 검역 절차까지 20여분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모습을 드러낸 입국자들은 크고 작은 불만을 표출했다. 대표적인 게 긴 대기 시간이다. 김규리씨(19)는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며 “비교적 앞 좌석인 탓에 조금 빨리 줄에 섰지만 앞에 300m 정도 긴 줄을 서고서야 특별입국절차를 밟았다”고 했다.

입국절차 대기 중 줄서기 등 진행·관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씨는 “사람간 간격이 10~20㎝ 밖에 되지 않는다. 혹시라도 (아직 확진되지 않은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할까 봐 걱정됐다”고 토로했다. 검역 대기선에는 줄 간격을 유지시키는 등 안내 인력은 없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미국 LA에서 입국한 한 탑승객이 ‘검역 확인증’을 들고 있다. © 뉴스1

현장인력들이 주요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모씨(51)는 “보건복지부 직원들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라고 설명하는데 직원들이 설치법을 모른다. 충분히 인지하지 않고 특별입국절차를 (확대) 시행한 느낌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슨 앱을 어떻게 설치해야 하는지 상세한 설명 없이 ‘자가진단 앱을 깔라’고만 반복하면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60~70대 이상 노인들이 설치에 애를 먹고, 대기시간이 계속 늘 수 있다”며 “현장에는 현수막과 안내문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장모씨(44)도 “앱 설치와 관련한 안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외거주로 국내 통신사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공항 무료 와이파이 접속, 애플리케이션 검색방법, 설치와 시행방법 등을 곳곳에 써붙이면 대기 중 설치를 완료하면서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이와 관련 개선점도 제언했다. 장씨는 “청소년과 노약자에게는 따로 붙어서 도와주는 서비스도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입국에 앞서 “미국에서 미리 앱을 깔았다”는 권태욱씨(51)는 한국행 비행기내에서 승무원(스튜디어스)을 통해 앱 설치나 검역절차 등을 미리 알리는 방법도 제언했다.

아예 “청소년, 노약자를 별도로 분리해서 돕자”는 의견도 있다. 황모씨(29)는 “줄이 줄어들다가 갑자기 정체되길래 확인해보니 어르신께서 스마트폰 둔 곳을 못찾아서 헤매고 있었다. 곳곳에서 조금 더 친절한 도움이 있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박금수씨(65)는 “우리 말이나 영어 소통은 (특별검역절차에서) 가능한데 아랍, 네팔 등 제3국 언어만 가능한 외국인을 위한 편의도 준비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별입국절차 확대는 코로나19가 아시아를 넘어 중동, 유럽, 미주에 걸쳐 전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감염증의 해외 역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다.

특별입국 대상자는 출국 전에 사전안내를 받고, 기내에서 특별검역신고서를 받아 입국 전에 해당 신고서를 작성한다. 검역 이후 특별입국 단계에서 국내 연락처 수신 여부 등을 직접 확인하고, 현장수신이 되지 않는 경우 법무부로 인계된다.

또한 모바일 ‘자가진단 앱’을 의무적으로 설치해 입국 후 14일간 매일 자가진단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2G폰, 핸드폰 미소지 등으로 설치가 불가능하거나 증상을 제출하지 않은 경우, 콜센터에서 직접 연락하여 별도 관리된다.

19일 오전 4시10분쯤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이 절차를 처음 겪게 될 로스엔젤로스발 대한항공·델타항공 여객기의 착륙 현황이 뜬 상태다./뉴스1